산은‧해진공, HMM 지분 57.9% 그대로 보유
하림그룹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

HMM 매각협상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HMM 제공=뉴스퀘스트]
HMM 매각협상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 [HMM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권일구 기자 】 HMM매각 협상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최종 결렬됐다. 

7일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을 위해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의 HMM 매각 협상은 지난달 23일까지 마감 시한이었으나, 이달 6일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산업은행은 “7주간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협상은 난항을 겪어 왔지만, 하림 컨소시엄이 요구한 내용을 상당 부분 철회하며서 진전을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 세부 사항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 컨소시엄은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안과 컨소시엄으로 함께 참여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을 제시했지만, 매각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산은과 해진공은 주식 외에도 올해와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 측은 매각 측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에 대해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매각 측의 반대에 부딪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매각이 최종 결렬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고 채권단의 관리 체제를 유지한다. 추후 HMM 매각 절차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

다만, 금융권과 해운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단기간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인 이후 7년여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18일 산은과 해진공은 인수가 6조4000억원을 써낸 하림컨소시엄을 HMM 인수 우수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편, 하림그룹은 HMM 인수 무산과 관련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림그룹은 자체 자금, 인수금융, FI 등을 통해 8조원 정도의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수립한 상태였으며 지난해 12월 HMM의 유보금(현금자산)은 해운불황에 대응하고 미래경쟁력을 위해 HMM 내부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HMM 인수협상 무산에도 불구하고 하림그룹은 벌크전문 선사인 팬오션을 통해 우리나라 해운물류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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