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 신용(빚)이 카드 미결제액,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3분기 규모보다도 8조원 늘면서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은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 4000억원으로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 3분기(9월 말·1878조 3000억원)보다 0.4%(8조원)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뜻한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2022년 4분기(-3조 6000억원), 2023년 1분기(-14조 4000억원)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3년 2분기(+8조 2000억원)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후 3분기(+17조원)를 거쳐 4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증가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잔액이 1768조 3000억원으로 3분기 말(1761조 7000억원)보다 0.4%(6조 5000억원)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64조 3000억원)이 15조 2000억원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3분기(+17조 3000억원)보다는 작았지만, 2분기(+14조 1000억원)보다는 컸다.

다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03조 9000억원)의 경우 8조 7000억원 줄면서 아홉 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1조 4000억원 늘면서 3분기(+10조원)보다 증가 폭이 더 컸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조원 증가했지만, 3분기(+9조 2000억원)와 비교했을 때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5조 8000억원 감소했다.

이날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작년 4분기 가계대출이 6조 5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3분기 14조 4000억원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담보대출) 공급 속도 조절과 50년 만기 대출 상품 판매 제한 등의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주택담보대출이 15조원 이상 증가한 점에 대해서는 “서울 입주 물량이 4분기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작년 연간 가계대출 증가 폭(+18조 4000억원)은 전반적 주택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2년(-7조원)을 제외하면 200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고 강조했다.

또 신생아 특례대출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시행된 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대환(갈아타기) 용도가 대부분이라 특례보금자리론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4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8조 1000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1조 4000억원) 위주로 1조 5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2조 7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로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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