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승민 ‘신경전’...거취 문제로 연일 압박하는 보수언론들, 이유는?

김무성 당 대표도 이미 청와대의 뜻을 헤아렸듯, 이들에게 남은 건 그저 ‘복종’ 뿐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공무원연금법’과 ‘세월호법’에서 박 대통령을 곤욕스럽게 한 유승민 원내대표가 혹시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스파이’ 정도로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소신정치’가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한다는 이유로 ‘눈엣가시’로 돌변한다는 것은 내가 하면 로멘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적 정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일종의 모순이다.

결국 남은 건, 유 원내대표가 이러한 새누리당과 손을 계속 잡을지 여부다. 새누리당에 잔류하면서 친박의 파상 공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개혁정치(그게 위장이라고 하더라도)를 주창할지, 아니면 뛰어 나와서 새로운 정치혁명을 꿈꿀지. 물론 후자일 경우 ‘대구’는 버려야 한다.

‘책임정치’와 ‘의회권력 붕괴’와 상관없이 무조건 박근혜를 지지해주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존재하는 한, 유승민은 박근혜를 이겨선 ‘새누리당 사람’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통령 앞에서 괜히 주눅들지 말고, 당을 뛰쳐 나와 새로운 정치인생에 대한 설계도를 작성하는 게 낫다는 게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승민 다음의 목표는 김무성이기 때문이다. 살아 남았다고 살아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다음의 ‘표적’은 이미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다. 대선행보에 오류점을 남겨선 안되기 때문이다. 대선의 잠룡은 그래서 김무성이 아니라 유승민이 되어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몇 안되는 양심이다. 사퇴할 사람은 따로 있다.

그래서일까. 보수언론들은 연일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본인은 나갈 생각이 없다는데 자꾸 거취를 묻는다. 마치 사퇴해야 하는데, 왜 나가고 버티냐는 것이다. 청와대의 뜻을 언론들이 추종하고 있다. 물론 정부권력이 주는 달콤한 천문학적 광고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절대 사퇴해선 안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원들에 의해 선출됐다. 그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 보고 물러나라는 ‘국내 첫’ 여성 대통령은 뭘까. 그렇다면, 국민도 똑같이 그녀에게 외치자. 대통령은 당자 물러나라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삼권분립 원칙도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대통령으로 선출한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