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다음카카오,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트루스토리] 다음카카오가 이렇게 힘없이 무너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다음은 그야말로 막강한 존재였다. 천리안, 드림위즈 등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합병의 시대에 다음카카오라는 ‘기괴한’ 이름이 생겨났지만 다음을 이용하는 매니아 층은 이를 빨리 인정했다. 그리고 카카오 보다는 다음에 더 방점을 두면서, 다음카카오를 받아 들였다.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톡은 그저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일부였다. 스마트폰이 없어진다면 혹은 없다면 카카오의 시대도 끝나는 것이다. 여전히 네이버 그리고 다음이다.

그런데 국내 2위 포털 ‘다음’이, 그 어떤 외압과 입김이 불어 닥쳐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철옹성 ‘다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김범수의 카카오가 ‘다음’을 꿀꺽 삼켜 버린 것이다.

합병 1년을 목전에 두고 일어난 IT 업계의 또 다른 사건이다. 혹자는 ‘혁명’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정권에 충성도가 높은 네이버와 그 네이버 출신들이 포털을 장악하거나 해체시켰다는 점에서 ‘쿠테타’에 가깝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결국 다음(넥스트) 차례는 다음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톡으로 ‘검색’이나 기타 기능을 제공하고 시간이 지난 뒤 ‘다음’이라는 정통성이 있는 포털도 그 존재를 없애는 수순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미 마이피플, 클라우드 등 다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색깔들은 ‘비전도 없고,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사라진지 오래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사안은 네이버라는 1등 포털사이트가 여전히 PC를 통해 광고업계를 장악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은 어찌된 일인지 PC의 성장을 준비하는 커녕, PC가 갖고 있는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없애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직면했다.

네이버와 대척 혹은 공생관계(뉴스검색 제휴 등)에 있으면서 다음이 갖고 있는 상징성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카카오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현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다음 아고라와 같은 커뮤니티는 카카오 아고라가 되든지,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다. 다음 매니아들로부터, 혹은 다음 이용자들로부터 느닷없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카카오가 ‘갑질’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SNS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정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점이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카카오’로 바꿀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사명이 바뀐다는 것은 모든 틀이 바뀐다는 것이다. 아예 새로운 기업을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거대 재벌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왔다. 모바일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라고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천명했지만, 다른 계산법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히 힘을 받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실제로 다음의 기존 서비스들을 차례로 없애나가고 있다. 대신 카카오에 집중하고 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 검색어들로 주류를 이뤘던 소셜픽 등도 이미 사라졌다. 이처럼 모바일 서비스들이 속속 증가하면서 사실상 대한민국 포털은 네이버 중심체제로 구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모든 대한민국 모든 뉴스의 경우 ‘친정부적인’ 네이버를 통해서 한차례 걸러진 뒤 쏟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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