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故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故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故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문을 마친 뒤 상주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법적 후견인)과 길원옥 할머니, 손영미 쉼터 소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이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 할머니는) 돌아가시면서도 말씀을 많이 하셨다. ‘끝까지 해 달라’ ‘재일조선인 학교 계속 도와 달라’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서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하자 윤 이사장은 “김 할머니가 ‘김정은 위원장이 빨리 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오면 금으로 된 도장을 만들어 주겠다. ‘김정은’이라고 새겨진 그 금도장으로 통일문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 분 한 분 다 떠나가고 계신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빈소를 나오면서 조객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故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조객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글을 적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故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조객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글을 적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복동 할머니께서 어제 영면하셨다. 흰 저고리를 입고 뭉게구름 가득한 열네 살 고향 언덕으로 돌아가셨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며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되었다”며 김 할머니를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면서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다”며 업적을 기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병실에서 뵈었을 때, 여전히 의지가 꺾이지 않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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