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불참하고 비판만...투쟁으로만 법 개악 막을수 있다면 우리도 그길 갈것"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탄력근로제 등 노동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노총]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탄력근로제 등 노동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노총]

[뉴스퀘스트=허용기 기자] "사회적 대화의 길이 열려 있고 참여할 수 있음에도 참여하지 않고 반대만 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합의사항에는 비판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대 투쟁을 해 법 개악을 막을 수 있다면 한국노총도 그 길을 갈 것"이라며 "하지만 역사는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는 한국노총은 지난 19일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에 관한 노·사·정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개악'이자 '야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노총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의 결과에 대한 민주노총의 비판을 반박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5일 청와대로 김주영(오른쪽 2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3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을 초청 경사노위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5일 청와대로 김주영(오른쪽 2번째)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3번째) 민주노총 위원장을 초청 경사노위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성명에 대해 "같은 노동단체로서 상대를 성명에서 매도한 게 도를 넘었다고 보인다.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또 "(민주노총도) 참여해 같이 했다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참여하지 않고 반대 목소리만 계속 내면 이 사회가 한 단계도 진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2월 국회 처리를 예고하고 탄력근로 확대 문제를 경사노위로 넘긴 이후에는 (한국노총은) 마냥 반대만 할 수는 없었다"며 "반대만 하다가 합의 안 된 내용을 국회에서 최악의 내용으로 개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지난해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과정에서 노·사 합의가 안 된 내용을 정치권이 노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최악의 내용으로 개악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때 노·사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수준으로 합의했더라면 지금처럼 정기상여금 외에 모든 수당과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개악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 제도 개선 관련 당사자인 노·사 간 합의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깨지고 최악의 내용으로 최저임금법이 개악되는 과정에 민주노총의 합의 반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많은 고민 속에 책임 있는 노동단체로서 2000만 노동자의 건강권과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탄력근로제 관련 사회적 대화에 나섰다"고 했다.

또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조직적 부담을 안고 탄력근로제 논의에 참여하고 합의한 것은 과거 뼈아픈 경험 속에서 이뤄졌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노총은 법 개정 과정에서, 그리고 법 시행 이후 나타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탄력근로제가) 오남용 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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