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조 임금인상액과 회사 매칭 금액으로 협력·하청업체 지원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실업급여 9조→26조원 늘려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뉴스퀘스트=허용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노조원원장 출신인 그의 이같은 발언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체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홍 원내대표는 직원들이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해 협력사와 하청업체를 지원하는 SK하이닉스 사례를 들며 "이런 방식을 대기업과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금체계의 단순화도 필요하다"며 "호봉급 비중을 줄이고 직무급과 직능급을 확대해야 하며, 경기나 실적 변동을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공공부문은 임금공시제도를 도입해 직종별, 직무별, 직급별 수당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그는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덴마크의 '유연 안정성' 모델에서 노사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유연 안정성 모델은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이 쉬운 반면 실업급여, 직업훈련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한다"며 "업무량의 증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하고, 경기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심각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문재인정부의 핵심정책인 '포용국가론'을 제시했다.

그는 "포용적 성장은 결코 최저임금 인상이 전부가 아니라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도 있다"며 "조금 더 가다듬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는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여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도 호소했으며, 국민이 명령한 '일하는 국회'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국정원법,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혁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년미래기획단'을 통해 청년 문제를 살피겠다"며 "당정 협의를 통해 청년 정책을 총괄할 기구도 만들고, '청년기본법'도 반드시 통과시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홍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지난해 5월 민주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홍 원내대표는 오는 5월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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