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개선된 4분기 1.2% 성장 2% 심리적 지지선 지켜내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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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가까스로 2.0%선을 지켜냈다.

민간기관 등에서 2.0% 미만일 것이라는 부정적 예측을 내놨지만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으로 예상을 웃돌면서 최종 2%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8% 성장에 그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잠재성장률(한국은행 추산 2.5~2.6%)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이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올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 투자·수출 부진에 10년 만에 최저 성장

우리 경제가 지난해 부진했던 이유는 건설과 설비 부문의 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마저 타격을 입었던 영향이 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글로벌 무역환경이 좋지 못했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작년 1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와 이날 발표된 속보치를 비교해 보면 설비투자(작년 1월 전망 2.6%→속보치 –8.1%)가 전망보다 크게 부진했다.

수출 증가율도 속보치에서 1.5%를 나타내 작년 1월의 상품수출 전망치(3.1%) 대비 좋지 않았다.

연초만 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5월 이후 더욱 격화됐고,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p) 떨어뜨렸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내수도 또한 건설투자(-3.2%→-3.3%)가 조정 국면을 이어갔고, 민간소비(2.6%→1.9%)는 연초 전망보다 더 부진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정부 지출로 부진 만회...민간은 어려움 계속

정부소비는 2018년 5.6%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5%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정부는 예산의 이월이나 불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가경정예산 규모 이상에 해당하는 5조8000억원의 재정집행 제고를 통해 경기보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밝혔다.

2019년 한 해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5%p였고, 민간 부문 기여도는 0.5%p에 그쳤다.

지난해 경제 성장의 75%를 재정 지출로 감당했다는 의미다. 민간부문 그만큼 부진이 심각했던 셈이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줄었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질 GDI 하락률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7.0%)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 4분기 소비·투자 개선...향후 경기반등 기대감

4분기에는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했다. 분기 성장률 1.2%는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4분기 중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7%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집행이다.

4분기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정부 부문의 기여도가 1.0%포인트로 3분기(0.2%포인트) 대비 크게 확대했다.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는 3분기 수준인 0.2%포인트에 그쳤다.

다만 작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 줄곧 내림세를 보였던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5%포인트를 나타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향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기재부는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고, 민간투자 기여도가 7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아직 만족할 순 없지만 민간 부문도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홍 부총리 "시장 심리적 마지노선 지켜낸 것"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난해) 연간 2% 성장은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경기 반등 발판 마련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초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내외적으로 이중고가 겹친 상황에서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노력과 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작년 글로벌 경기둔화이 어려움에도 양호한 성장을 유지했다는 점과 정부가 경기 순환적 둔화 국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한 것도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4분기 1.2% 성장한 것에 대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민간에서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성장을 이어간 것도 매우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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