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군과 지분율 격차 1.47% 포인트에 불과...'數 싸움' 대비하는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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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KCGI, 반도건설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 간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진칼이 사외이사진을 대폭 강화한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수(數) 싸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진칼은 4일 오전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을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등 주총에서 표결할 의안을 심의·확정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우한행 전세기 탑승에 따른 자가격리로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 회장도 참석했다.

이사회에서는 주총 표결 의안으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새롭게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등 사외이사진도 강화키로 의결했다. 

하 부사장은 대한항공 재무본부장 출신으로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에 임명됐다. 

하 부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재계는 조 회장이 그룹 핵심사업인 항공·운송업에 무게를 두는 만큼 그룹 전반의 재무업무를 하 부사장에게 맡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진칼은 또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 3명을 새롭게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등 금융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키로 했다.

현재 사외이사는 주인기 한국회계사연맹 회장과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등 4명이다.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됨에 따라 이미 한 차례 연임한 이석우 변호사는 이번에 교체된다. 

현재 한진칼의 이사진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과 고(故) 조양호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에서 이 변호사가 빠지고 이번에 새롭게 추천된 3명이 주총에서 확정될 경우 총 8명으로 늘어난다.

한진칼은 정관에서 별도로 이사 수의 상한을 정해두지 않았다

박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은 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증권학회장과 한국금융학회 회장, 공정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으며 현재 자본시장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금융전문가다.

임 후보는 1세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를 졸업하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리서치센터장과 임원을 거친 뒤 현재 마디아스PE 대표를 맡고 있다.

최 후보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사를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대 원장 등을 역임했다.

반면 주주연합은 지난 2월 13일 사내이사에 김신배 전 SK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동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 4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5일 만에 "주주연합이 주장하는 주주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진사퇴했다.

이에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측 안과 주주연합 간의 이사추천 안이 표 대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조 회장 우호 지분은 총 33.45%로 본인 소유(6.52%)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임원·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이다. 이에 비해 주주연합은 31.98%를 보유 중으로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47%포인트(p)에 불과하다.

결국 나머지 약 30% 안팎 수준인 기관투자자와 일반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양측의 승부는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 이사 선임 안건은 일반결의 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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