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2일까지 외국인 5조5220억원 '팔자'에 6조4255억원 '사자'로 대응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연기금-개인' vs '외국인'의 주식시장 매매공방의 승자는 누가 될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 되면서 주식시장의 폭락장세가 본격화하자 연기금과 개인들이 본격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610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이달 들어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9거래일 동안 누적으로 5조498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이 기간동안 누적 9271억원의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한 달간 누적 순매수 금액이 3476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매수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주가 폭락 국면에서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들어 12일까지 9거래일 동안 누적 5조5520억원을 팔아 치웠다. 

코스피 투자자별 순매수 추이. (단위:억원)
코스피 투자자별 순매수 추이. (단위:억원)

물론 저가 매수로 향후 지수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3.87% 폭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으며, 13일에도 폭락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지수는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4년 6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직전 고점(2,267.25)과 비교하면 19.09%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두게 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 중심으로 나타난 기관 매수세는 기본적으로 저점 매수라 볼 수 있다"며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연기금 중심 매수가 들어오는 모습이 지난 10년간 대체적인 증시의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저가 매수세는 이보다 더 활발하다. 개인은 이날 537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6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이달 누적 순매수 금액은 5조4973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하루 만에 897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반대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달 누적 순매도 금액은 5조5299억원이었다.

이처럼 개인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고팔며 공방을 이어가는 와중에 연기금이 가세하면서 향후 지수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아직 지수 반등에 대한 비관론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국내 주식시장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글로벌 전체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매도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기업 공모 시장이 냉각돼 있고 기타 시장이 위축된 상태여서 기관 역시 매수 여력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며 "기관의 저가 매수에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시장이 안정된 단계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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