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 교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오프라인 개학이 힘들어졌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온라인 교육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과연 온라인 교육이 제대로 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 우려는 기술적인 문제와 환경적인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뉴스퀘스트는 우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정상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 경희 사이버대학교 김지형교수의 특별 기고를 싣는다.

김지형교수는 11년째 경희사이버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온라인 강의의 현장에서 여러 과정을 경험했다. /편집자 주

상상 이상으로 발전한 '사이버(온라인) 강의'

요즘 들리는 소리 중에서 듣기 거북한 게 하나 있다.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대학'이냐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대학가"(KBS 뉴스 보도 2020.4.1)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대학마다 교실 강의를 대신해 선택한 온라인 강의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한 보도 기사에는 어김없이 이런 멘트가 나온다.

여러 보도에서 공통되는 ‘사이버 대학’에 대한 비하는 ‘사이버 대학’ 강의가 부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느라 불가피하게 빚어진 어려움이야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를 듣는 사이버대학 교수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기 쉽지 않다.

과연 ‘사이버 대학’ 강의가 부실 그 자체인가?

사이버대학은 뉴스에서 지적하는 온라인 강의와 같이 엉터리로 강의를 제작하거나 운영하지 않는다.

사이버대학의 강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영상을 ‘찍고’, ‘틀어주는’ 것이 아니다.

강의 콘텐츠 제작은 교수뿐만 아니라 전문 제작진과 함께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

담당 과목이 정해지면, 먼저 담당 교수, 교수 설계자, 디자이너, 영상제작자(PD) 등이 모여서 과목을 어떻게 제작할지 기획 회의를 한다. 매우 다양한 형태의 제작 방식이 있으므로 과목에 적합한 제작 방식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온라인 강의 제작 스튜디오.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온라인 강의 제작 스튜디오.

제작 방식과 일정이 정해지면 교수는 각 차시별로 강의 원고를 작성하여 교수 설계자에게 전달하고, 교육공학 전공자인 교수 설계자가 원고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를 제작한다. 이 스토리보드가 강의 제작의 기본이 된다.

스토리보드가 완성이 되면 디자이너가 과목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입히고, 이를 영상 제작팀에 전달하여 강의 제작을 하게 된다.

교수자는 매주 학교의 스튜디오에 출강하여 촬영을 한다.

경희사이버대학교는 10개의 첨단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강의 제작이 가능하다.

교수자가 원하는 만큼, 교수 설계자가 기획하는 대로 훌륭한 강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에 11년째 재직 중인 나는 누군가가 사이버대의 온라인 강의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촬영이 끝나면, 편집을 한다. 이때 필요에 따라 교수자의 말을 그대로 자막을 넣기도 하고(장애학생을 위한 조치다. 비용이 꽤 든다), CG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강의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추가 작업을 한다.

"잘 모르고 보도하는 언론들, 함부로 이야기 말라"

이상의 강의 제작 과정은 모두 ‘콘텐츠 개발 관리 시스템(CDMS)’에 탑재되어 교수-교수 설계자-디자이너-영상 제작 PD 등이 공유하면서 점검한다.

교수자는 매 단계마다 내용 검수를, 교수 설계자는 콘텐츠 검수를 해야 한다. 오류를 잡아내기 위한 절차이지만, 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강의만 하던 버릇대로라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온라인 강의 제작 스튜디오.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온라인 강의 제작 스튜디오.

이렇게 강의 제작이 완료되면 이 콘텐츠는 ‘콘텐츠 관리’ 부서로 넘어가 포팅 작업을 거쳐 학습 관리 시스템(LMS)에 탑재된다.

이 강의 콘텐츠는 매주 월요일 정오에 정확하게 오픈되어 학생들에게 공개된다. 이로써 강의 수강이 이루어진다.

강의는 2주간 들을 수 있으며, 이 기간에 수강을 하면 정상 출석, 이 기간이 지나면 지각, 학기가 끝날 때까지 수강하지 않으면 결석 처리가 된다.

지각 3회는 결석으로 처리된다. 몇 번이고 반복 수강이 가능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모든 강의 콘텐츠는 모바일 서버에도 탑재되어 언제,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강의 내용의 부실함과 함께 또 지적되는 것이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사이버대학은 태생적으로 학생들이 한 공간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대학의 강의와 같은 상호작용은 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이버대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2001년) 20년이 되어 가는 동안 그러한 어려움은 기술적으로 많이 해결되고 있으며, 오히려 오프라인 강의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형태의 ‘교수자-학습자 상호작용’ 방식을 도입하여 내실 있게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대학 학생들은 학교 강의실에 로그인을 하여 출석을 한다. 학습 관리 시스템(LMS)에 과목별 강의실이 구축되어 있고, 여기에서 출석률과 진도율이 철저하게 체크된다.

교수자-학습자 활동은 각종 게시판(우리 학교의 경우, 학습 내용 Q&A, 자유게시판, 자기소개서, 자료실, 자료 도서관 및 교수가 개설한 다양한 게시판 등)을 위주로 이루어진다.

이는 비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게시판에 학생의 질문이 올라오면, (학교마다, 교수자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는 24~48시간 이내에 담당 교수가 답변을 달아야 한다.

과목마다 수업 조교(튜터)가 배정되어 있어 혹시 질문에 답변이 달리지 않을 경우 담당 교수에게 연락하여 누락이 없게 한다.

온라인 수업 녹화 중인 교수.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는 외국의 석학초청 특강도 진행되고 있다.

글로써 하는 답변이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형태로 보충 자료를 제시할 수도 있고, 설명 자체를 영상으로 찍어서 게시하는 교수도 있다.

또한, 화상 세미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 실시간으로 학생들과 쌍방향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다. 우리 학교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과목의 상호작용은 물론, 대학원 논문 지도와 연구 발표, 논문 심사까지 하고 있다.

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고 있다. 오프라인 대학에서 하는 거의 모든 학습자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이버대학의 학습 체계이다.

잘 알지 못하면 정확히 확인하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이버대학은 그저 강의를 찍어서 올리고, 학생들은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이상한 대학’, ‘대학 같지 않은 대학’이라는 눈초리를 받는다.

억울하지만 이는 사이버대학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보도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는, 방송 뉴스를 리포팅하는 기자는,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되지 않은가?

미래지향적 새로운 교육, 사이버 강의가 가능하다

김지형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 교수

사이버대학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학, 한 나라의 고등 교육을 담당하는 여느 대학과 다를 바 없는 또 다른 형태의 대학이라는 인식이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내가 경험한 사이버대학에서는 미래 고등교육의 형태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치열하게 해 왔다고 자부한다.

미래의 고등교육은 오프라인만으로 혹은 온라인만으로 완전할 수 없다.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결론이다.

우리의 일상을 파괴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이것이 미래 교육에 대한 우리의 눈을 ‘확’ 뜨게 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 아이러니하다.

/김지형 경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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