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비스업생산 4.4%, 소비 1% 하락...4월 기업체감경기 '51' 석달째 최저치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처참한 피해상황이 담긴 3월, 4월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예상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면서 지난달 소비가 큰 폭으로 곤두박칠쳤고, 산업생산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p) 떨어지며 1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월 기업심리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급락했는데 지난달에는 서비스업에 속하는 기업심리가 미끄러졌다면 이번에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나 1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나 17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회적 거리두기' 직격탄 서비스업생산 4.4% 급락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4.4% 줄어들면서 2000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영향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월 3.8% 급감했던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부품수급 문제가 해소되면서 4.6% 늘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1.0%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9% 늘었고,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2.6% 증가했다.

지난 2월 산업생산(-3.4%), 소매판매액(-6.0%), 설비투자(-5.2%), 건설기성(-2.6%) 등에 비해선 하락폭이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는 암울하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p 내려 2008년 2월(0.6p) 이후 1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2p 하락해 2008년 12월(1.2p) 이래 11년 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코로나19 사태가 3월 산업활동동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수급 문제가 해소되고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효과로 광공업은 좋아졌지만 이를 제외하면 광공업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유럽 등 해외 요인이 아직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달에는 제한적이었다"며 "4월에는 우리의 주요 수출국에서의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경제봉쇄가 진행돼 이에 따른 영향이 제조업 수출과 생산에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출고를 대기하는 자동차들이 적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출고를 대기하는 자동차들이 적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업체감경기 석달째 '최악-최악-최악'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全)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3p 내린 51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2008년 12월과 같은 수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지난 1월만 해도 75를 나타냈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65)과 3월(54)에 10~11p씩 곤두박질한데 이어 4월(51)에도 더 미끄러졌다. 석 달 새 24p나 추락한 셈이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한 달 전보다 4p 내린 52로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제조업 기업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나눠 보면 수출기업(55)은 8p 내렸고 내수기업(51)은 한 달 전과 같았다.

우리의 주요 수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제봉쇄가 진행된 탓이다.

제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9)이 6p 하락했고, 중소기업(45)은 1p 빠졌다. 수출 대기업들의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유럽 경기가 나빠지며 4월에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심리가 악화했다"며 "대기업은 수출기업인 경우가 많아 전체 대기업 심리지수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업황지수(31)가 10p나 떨어졌다. 전기장비(42)도 관련 산업인 자동차 업종 부진으로 12p 내렸다.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수출도 부진해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65)은 3p 하락했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50)의 업황지수는 한 달 전보다 3p 하락했다. 3월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 달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산업용 전기 사용이 줄어들며 전기·가스·증기(57)가 18p 급락했다. 하늘길이 막힌 항공업이 속한 운수·창고업(46)도 7p 내렸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심리가 나빠지며 전망도 금융위기 수준으로 어두워졌다.

전 산업 업황전망 지수는 3p 내린 50으로 2009년 1월(49)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8.0p 내린 55.7이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6.7p 하락한 64.5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4월 13~21일 전국 3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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