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기부·후원금 관리 논란 속에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연 주최 제1439차 정기 수요시위(오른쪽)와 정의연을 비난하는 반대 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기부·후원금 관리 논란 속에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연 주최 제1439차 정기 수요시위(오른쪽)와 정의연을 비난하는 반대 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뭐 낀 놈이 성 낸다'고

뻔뻔스러운 것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설쳐대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검은 개가 흰 개가 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요즘 사슴을 말(지록위마·指鹿爲馬)이라고 우기는 일들이 다반사다.

정의와 상식, 공정은 이미 요단강을 건넜다.

위선과 선동이 난무하는 염치 실종 시대.

'위안부 할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이다.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이며 극복하고 갚아야 할 부채이기도 하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로 돌려주지는 못할망정 이들의 한을 정치적 이용이라니.

말로는 위한다면서 뒤로는 제 뱃속만 채웠던 건 아닌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더 이상의 기만과 상처, 억지는 못 참겠다.

급기야 할머니 한분이 참다 참다 못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30년간 속을 만큼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

그것도 30여년간 동고동락(?)하며 자신들을 돌봐온 정의기억연대를 향해.

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자"고 윤미향을 보고 일갈했다.

할머니의 즉흥적 섭섭함인지 아니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인지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다.

과연  '보수진영의 부추김과 꼬임에 의한 사전기획'일까?

아니면 '나이 든 할머니의 기억이 희미해서'일까?

그러나 서운함이 쌓였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할머니가 지적한 섭섭함은 두가지.

하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

"학생들이 귀한 돈과 시간을 쓰지만 수요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할머니는 수요집회가 마뜩찮았던 모양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십 수년 동안 모금한 기부금의 용처를 정확히 하라는 것.

"집회 때 돈 없는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기부하지만 내가 벽시계 하나 사달라해도 안사주더라"면서 "성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는데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서운해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단체를 비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할머니의 서운함에 정의기억연대는 명쾌한 답변을 못했다.

해명한다고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의혹만 더 키웠다.

언론의 의혹 지적에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다.

똥 낀 놈이 성낸다고 그동안 많이 봐온 낯익은 장면이다.

심지어 조국 따라 하기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목적과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과 결과에 때가 끼었으면 그 순수성은 의심받기 마련이다.

정의기억연대가 밝힌 지난 3년간의 일반 기부금 수입은 22억1900여만원.

이 가운데 실제 피해자인 할머니들에게 직접 전달된 비용은 9억1100여만 원이다.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십시일반 모금한 돈이다.

그런데도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들의 생계는 국가가 책임질 일이다. 인도적 구호단체가 아니다"며 이 돈을 위안부 할머니들만을 위해 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시 성폭력 문제이며 정의기억연대는 여성 인권 피해를 다루는 곳이다. 사법적 정의가 실현되야 하는 문제이고 이것은 잊지 말아야 될 것이기 때문에 기억하고 기념하는 사업을 한다.'

주인공 위안부 할머니들 앞장세워 기부금도 모았고 세상의 관심도 끌었는데 '로드 매니저'에 불과한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들 모르게 수익금을 멋대로 써버렸다. 

게다가 회계자료 공개와 외부 감사요청에 '어느 NGO가 회계장부를 공개하느냐'며 정색이다.

심지어 삼성 등 일반 기업들에게는 왜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대단한 표리부동에 이율배반이다.

할머니들의 상처와 슬픔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구린데가 없다면 어디다 어떻게 썼는지 밝히면 될 일이다.

표현이 거칠지만 '곰은 재주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먹은 격'이다.

게다가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으로 의원 배지를 단 윤미향은 전국의 수많은 아들 딸들이 수요일마다 모여 일본의 반성을 촉구할 때 자신의 딸은 미국 UCLA 음대에 유학 보냈다.

윤미향과 수원시민신문 발행인인 그의 남편 김삼석은 연 수입 2500만원에 5년간 소득세가 640만원에 불과하다. 

소득세 납부 실적만으로 봐선 저소득층에 해당한다.

이들 부부가 비용이 연간 1억원에 달하는 미국 대학에 딸을 어떻게 보냈는지 신통방통하다.

처음에는 장학금을 받는 대학에 보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말을 바꿨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남편이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으로 유학비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윤미향의 남편 김씨는 1994년 10월 이른바 '남매 간첩단'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재심을 통해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형사보상금 1억9000만원을 국가로부터 받았다.

이후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법원은 2018년 7월 김씨의 가족에게 국가가 89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윤미향은 이렇게 받은 돈을 2018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6학기 동안 소요된 학비(6만620달러)와 기숙사비(2만4412달러) 등 8만5000달러를 지불하는 데 썼다고 소명했다.

남편의 억울한 옥살이 댓가로 받은 소중한 돈을 자녀의 유학비로 사용했다.

헌신적 교육열에  우리의 아들 딸 보기가 부끄럽다.

애비가 몸이라도 팔아서 남들처럼 유학을 보냈어야 했는데... 

윤미향의 공적인 활동과 개인적인 삶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앞뒤가 다르다면 시민사회단체도 아니고 사회활동가도 아니다.

적어도 양의 탈을 쓴 이리여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기생충과 공생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야권의 정치공세까지 이어지는 마당에 윤미향은 항간의 의혹에 대해 소명해야 한다.

기부금의 정확한 용처를 알고 싶다는 세상의 물음에 '친일 세력의 부당한 공격'이라는 억지도 역겹다. 

이제 제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제발 좀 그만들 하시라.

깨끗하다면 돈의 용처를 있는 그대로 밝히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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