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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5-29 18:00 (금)
['中亡(중국서 망한) 기업'의 숨은얘기⑥] 中 '롯데맨'의 조건..."나대지 마라"
['中亡(중국서 망한) 기업'의 숨은얘기⑥] 中 '롯데맨'의 조건..."나대지 마라"
  • 전순기 통신원
  • 승인 2020.05.18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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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 적지만 절대 해고 없다"...괜히 나서다간 상사에게 핀잔 들고 대충 일하면 편한 직장
베이징의 한 롯데마트. 문을 닫기 직전의 모습. [사진=suqian360.com 홈페이지 캡쳐]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하자 즉각 시위에 나선 롯데마트 베이징 모 점포의 직원들. [사진=suqian360.com 홈페이지 캡쳐]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롯데그룹(이하 롯데)이 중국에서 사업을 실패한 원인은 너무나도 많다.

철수를 결정한 것이 너무 늦었다는 얘기가 지금도 중국의 한국 기업인들 사이에서 나도는 것은 결코 괜한 것이 아니다. 

베이징을 비롯한 대륙 곳곳에 주재했던 롯데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면 말이 안 된다. 

몰랐다면 무능했다는 것 이상의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할 말이 없다.

거의 죄악이라고 해도 괜찮다.

다행히 이들은 이 정도의 욕을 먹을 수준은 아니었다.

초창기 롯데리아의 베이징 지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C모 씨의 말을 우선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롯데는 지난 세기 말 대대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기 전까지 실패라는 것을 별로 몰랐다. 한국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하기야 돈 되는 사업을 주로 했으니 그럴 수도 있었다. 중국에 진출한 초기에도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 하지만 곧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사업이 어려워지면 중국 문화를 수용해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함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임직원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 얼굴에 침을 뱉는 말인지는 몰라도 나 역시 입을 닫았다."

베이징에서 석사 학위까지 받은 그룹 내의 드문 중국통으로 백화점 사업 부문에서 나름 고군분투했던 K모 씨의 회한은 더욱 기가 막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인들은 쓸데없는 자존심이 강하다. 좋은 인성이라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듯 중국에서는 이것도 존중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롯데는 그렇지 못했다. 그룹 문화에 중국 직원들을 순치시키려고 했다.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까닭이 없었다. 게다가 내실보다 외형에 치중해 중국 직원들의 비웃음을 샀다. 나 역시 비웃었으나 비겁하게 침묵을 지켰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 실패는 진작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외에도 롯데의 중국 사업 실패의 원인을 지적하는 전현직 임직원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대체로 치명적인 실패 원인으로 꼽는 것은 대관 업무를 소홀히 한 것과 엉망이었던 중국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 각 업계의 중국인 조력자들을 만들지 못한 것들을 꼽을 수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 문제들을 공론화하지 않았다.

주인 의식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들을 독려하면서 문제점들을 알고자 해야 했다.

이를테면 사내 제안 문화를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하자 즉각 시위에 나선 롯데마트 베이징 모 점포의 직원들.
베이징의 한 롯데마트. 문을 닫기 직전의 모습.

하지만 이런 노력 역시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그저 방치한 채 임직원들이 머슴처럼 사는 모습을 지켜봤을 뿐이었다.

이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있었다.

그게 바로 전근대적인 기업 문화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에서 출발한 롯데는 한일 수교 이후 한국에 진출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평생직장 개념의 일본의 기업 문화가 기본적으로 착근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롯데의 한 계열사에서 임원까지 지낸 조성열 씨는 "롯데는 임금이 대기업치고는 대단히 짜다. 일반 그룹과 비교할 때 80%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며 "대신 절대 자르지는 않는다. 주인의식 없는 예스맨이나 노예근성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직장이 없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면서 롯데의 후진적인 기업 문화를 비판했다.

사례를 들어보면 알기 쉽다.

지금 베이징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C모 씨는 초창기 롯데리아의 베이징 지사에서 수 년 동안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원래 괄괄한 성격의 그는 당시 롯데리아의 주인의식 없는 전근대적인 중국 내 경영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치고 싶어 나름대로 무지하게 노력도 기울였다.

당연히 주변동료들로부터는 중뿔나게 나선다는 핀잔을 듣게 되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섰던 직장 상사 K씨의 전화를 받았다.

선대 회장의 비서실장까지 지낸 K씨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그에게 "너무 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나. 우리 그룹은 시키는 일만 잘해도 별로 어려움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네. 그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어"라는 묘한 말로 너무 나대지 말라는 충고했다. 

C모씨는 그제서야 왜 롯데의 중국 사업이 지지부진한지를 알 것 같았다.

동시에 주변 동료들처럼 주재원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입을 닫은 채 상사의 권고대로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과 체재비로 골프나 치면서 신나는 나날을 보냈다. 

그는 귀국할 때는 다른 선후배들과 마찬가지로 로봇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철저한 '롯데 맨'이 돼 있었다. 

롯데의 중국 내 사업 성공은 그에게 전혀 관심 사항이 아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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