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내 800억~1000억원 규모 선행조건 해결 않으면 계약 해지" 공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측에 '약 800억~1000억원 규모가 투입되는 선행조건 이행을 열흘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타항공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사실상 계약철회 수순에 돌입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이 보낸 선결과제 이행과 관련한 공문에 대해 "10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요지로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공문 내용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한 결과 선결 조건이 사실상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열흘 안에 이를 해소하라고 한 것이다.

제주항공이 열흘 내에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800억~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액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논란이 된 체불 임금 250억원 외에도 조업료와 사무실 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보낸 공문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지급 보증건은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 각종 미지급금 등에 대해 그동안 유동성이 막혀 해결하지 못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주로 돈이 없어서 이행하지 못한 건으로, 이는 이미 계약 당시 제주항공도 양해하기로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 측은 물론 그동안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던 조종사노조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가 있다고 보고 제주항공이 원하는 조건(임금 체불 해소)에 맞추면 된다고 생각해 이 의원의 책임을 촉구했는데 이번 공문은 사실상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종사노조는 이날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일부터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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