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공채진행 30대그룹중 15곳 그쳐..."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혼란
비대면 방식에선 객관적 지표 중요...화상면접때 과다한 제스처는 금물

【뉴스퀘스트=김보민·권보경 인턴기자】 "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채용 자체가 취소 되는 것입니다."

한 취업준비생의 호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각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시험 방식도 비대면(언택트) 위주로 전환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변경된 면접 방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정보도 부족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정보를 교류하고 채용커뮤니티를 찾고 있지만 되레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17일 뉴스퀘스트가 국내 30대그룹(공정위 기준, 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의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실태를 파악한 결과, 신입 공채를 진행한 곳은 15곳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채를 진행한 15곳 가운데 6곳은 면접 등에서 언택트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 5월 31일 온라인으로 치러진 치러진 삼성의 올해 상반기 직무능력시험(GSAT)에서 감독관들이 화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험생들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31일 온라인으로 치러진 치러진 삼성의 올해 상반기 직무능력시험(GSAT)에서 감독관들이 화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험생들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채용 줄고, 시험 방식도 바뀌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채용 방식을 바꾼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이다.

삼성은 대규모로 치러지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을 온라인 시험으로 진행했다. 인터넷을 통해 필기시험이 진행됐는데, 스마트폰 영상 통화로 실시간 시험감독을 하는 등 시험 부정행위을 막기 위한 장치들도 도입됐다.

다만 삼성은 공정한 시험관리를 위해 1차 서류전형의 합격 인원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준생 A씨는 "삼성은 기존에 서류전형에서 합격을 많이 해주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시험을 치러야 하기때문에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 GS, 대림, 미래에셋대우는 화상 면접을 도입했고, 인적성검사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 채용 시기에 진행되던 채용설명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SK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4일간 진행한 채용설명회 'SK Careers Fair'를 유튜브를 통해 열었다.

포스코도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신입사원들의 연수원 생활 등을 영상에 담아 소개했다.

지난 상반기 채용을 미루면서 아예 공채 제도 자체를 폐지한 곳도 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공채를 수시채용으로 바꾼 것이다. 

KT는 올해부터 신입사원 정기 공채채용 제도를 폐지하고, 부서별 수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LG 또한 하반기부터 상시 채용을 한다고 발표하면서 신입사원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SK텔레콤의 면접관들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그룹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SK텔레콤의 면접관들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그룹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취준생들 "혼란스럽다"

취준생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채용은 당연하지만 준비를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취준생 B씨(28)는 "기업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으면서 스펙 같은 객관적인 지표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 채용 커뮤니티에서 등에서 정보를 얻고 있지만, 지인 이야기나 부정확한 정보만 많아서 오히려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채를 시행하는 회사에서 공지하는 정보도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취준생 C씨(30)는 "앞으로 비대면 채용은 더 증가할 것 같은데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채용 방식을 바꾼 기업들의 정보 공유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으로 바뀐 채용설명회도 취준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취준생 D씨(29)는 "유튜브로 진행되는 채용설명회에서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힘들었다"며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변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있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 채용이 보편화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채용정보회사 '사람인' 관계자는 "언택트 전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진행 가능한 솔루션을 구매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점검 과정에서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취준생 입장에서는 바뀐 화상면접 방식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대면 전형의 큰 틀은 이전과 비슷하다"며 "온라인 면접의 경우 대면과 달리 바디랭귀지가 잘 전달되지 않으므로 제스처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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