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지심도길 31-85 건물)
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지심도길 31-85 건물)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거제시의 주민 강제 이주 개발 계획으로 철거 위기에 있던 지심도 주택 일부가 근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섬 연구소(소장 강제윤)는 25일 “지심도 주택 전수조사 결과,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 15채 중 13채가 근대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 13채 주택의 용도도 이번 섬연구소의 조사로 밝혀졌다. 

섬 연구소에 따르면 지심도의 포진지와 탄약고 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다크투어리즘 자료로 활용해 왔던 거제시는 정작 지심도의 주택들이 가진 가치는 파악하지 못 한 채 강제 철거를 계획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지심도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섬 연구소 전수조사로 확인된 지심도 전체 주택 15채 중 13채는 일본 군대 주둔 시기에 건축된 일본식 목조 건물들이다. 나머지 2채는 해방 후인 1950년대에 건축됐다.

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은 이미 그 용도가 알려져 있었으나 나머지 12채의 용도는 섬연구소의 조사로 새롭게 밝혀진 것들이다.

아울러 건물은 사라지고 없지만 군사용 철 공구를 생산하던 대장간 터가 남아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일제 강점기 당시 지심도 내 포진지.
일제 강점기 당시 지심도 내 포진지.

이에 앞서 섬 연구소는 대한민국 섬 주민들의 지속 가능한 섬 살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여러 연구와 조사를 진행해 왔다.

그 연구에는 섬의 문화와 방언, 노래 음식 등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강제윤 섬 연구소 소장은 최근 지심도 주민과 거제시와의 갈등에 주목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에 주력했다.

주민들은 지심도가 삶의 터전이기에 섬 살이를 포기할 수 없었고, 이에 섬 연구소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여 거제시와 주민들의 상생을 찾다가, 지심도 가옥에 대한 근대문화재적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강 소장은 “지심도 주민들이 강제 이주 당했다면 귀중한 역사 자원인 주택들도 멸실되고 말았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심도 주택들의 역사 문화적 가치가 발견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심도 주민들 주택들의 문화재 가치가 확인된 이상 강제 이주는 물론 주택들의 강제 철거도 더 이상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거제시가 오히려 주택들을 문화재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 34조 1항은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이 지난 것 중 역사, 문화, 예술, 사회, 경제, 종교, 생활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 가치가 있는 것과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이 되고 있으며, 그 가치가 일반에 널리 알려진 것’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 소장은 또 “지심도 주민들이 합법적으로 주택의 증개축, 신축, 이축까지 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생겼다”며 “거기다 지심도 주택들의 근대유산으로서 가치까지 확인 됐으니 이제 더 이상 지심도 주민들의 강제이주나 강제철거 할 명분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자연공원법 시행령 14조의 3 제 4항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의 건축물은 증축, 개축, 재축, 이축"을 보장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지심도 내 헌병주재소.
일제 강점기 당시 지심도 내 헌병주재소.

한편, 일본군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조선인 10여 가구의 주민들을 강제로 내쫓고 지심도에 포진지를 관리할 1개 중대 병력 100여 명을 주둔시켰다.

지심도에 남아 있는 그 때의 유물들은 포진지 4개와 탄약고, 서치라이트 보관소, 방향 지시서, 욱일승천기 게양대 등이다.

이번에 섬 연구소에 의해 용도가 밝혀진 건물 13채의 용도와 대장간 터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1)지심도길 31-85 건물: 일본군 전등소 소장 사택

(2)서명복씨 집: 발전소

(3)이영구씨 집: 일본군 장교 사택

(4)주영길씨 집: 헌병 주재소

(5)동백 하우스 민박: 비둘기 통신소 사무실

(6)김태균씨 집: 일본군 간부 사택

(7)황토민박: 단무지 공장

(8)숲속의 향기 민박: 일본군 병사 식당

(9)조동일씨 집: 일본군 병사 식당

(10)새끝 박계하 할머니 집: 포진지 공사 조선인 징용자 숙소

(11)통영집 민박: 포진지 공사 조선인 징용자 숙소

(12)등나무집 민박: 포진지 공사 조선인 징용자 숙소

(13)해피하우 민박: 포진지 공사 조선인 징용자 숙소

+ (14)전망 좋은 집 민박-대장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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