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 연합뉴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택진이 형, 빨리 지명철회해. 지금까지 좋은 기업이미지가 앞으로 학폭기업으로 바뀌면 기업 망할 지도 몰라."

프로야구 NC다이노스가 2021년 1차 지명으로 택한 투수 김유성(18·김해고)을 둘러싸고 학교폭력 논란이 일자 한 네티즌은 이런 반응을 내놓았다. 구단 게시판은 물론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도 분위기는 싸늘하다.

이렇듯 이번 사안은 시간이 흐를수록 구단 뿐만 아니라 모기업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책임론으로 비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1일 NC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유성의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이 올라오면서 비롯됐다. 피해자의 부모가 'NC가 지명할 선수가 김유성이 유력하다'는 기사를 보고 "연고지 우선지명에 신중하길 바란다"는 뜻에서 글을 올린 것.

그러나 NC 구단은 이 사실을 열흘 넘게 알지 못했다. 25일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구단은 "제보 내용을 놓친 부분과 선수 지명 과정에서 과거의 사실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해당 글은 김유성이 김해 내동중 3학년 시절 1년 후배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구 커뮤니티에도 김유성의 학교폭력 관련 글이 올라왔다.

지명 전 이러한 사실을 미리 확인하지 못했던 구단은 뒤늦게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구단은 25일 "김유성은 2017년 7월7일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다. 2018년 1월23일에는 창원지방법원에서 화해권고 결정이 있었다. 화해가 성립되지 않아 같은 해 2월12일 창원지방법원에서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김유성은 2018년 3월19~21일, 같은해 3월9~15일 각각 심리치료와 사회봉사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학폭논란의 주인공 김유성은 키 189㎝로 높은 타점에서 공을 던지는 정통파 오버핸드 투수다. 최근 막을 내린 황금사자기에서는 3경기 동안 삼진 21개를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1.29를 올려 우수투수상을 받는 등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영광을 누리기도 전, 그는 학교폭력 논란의 당사자가 됐다. 미래의 얼굴로 점찍은 선수가 입단도 하기 전에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구단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구단측은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이 김유성 측으로부터 진정성 있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피해자 분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하는 방법을 찾고 있고 구단도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가 지난 2018년 발생했다.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투수 안우진이 학교폭력에 연루된 것. 

당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안우진에게 3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키움은 구단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인 6억원에 사인한 안우진에게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N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단 게시판은 물론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는 '학교폭력 전력 선수 지명을 철회하라', '평생 조폭구단 이미지 심지 마라' 등 NC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는 것. 나아가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와 김택진 사장까지 거론하며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다. 

NC 다이노스가 2021년 1차 지명한 김해고 김유성 투수. [사진=연합뉴스]
NC 다이노스가 2021년 1차 지명한 김해고 김유성 투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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