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숨고르기' 분석이 더 많아...단기 투자위축 우려되지만 상승흐름 이어갈 듯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해서도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은 일시적인 숨고르기라는 분석이 다수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급하게 오른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나타난 것인데, 이 같은 흐림이 우리 증시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4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65포인트(1.15%) 내린 2368.25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의 급락 여파로 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65포인트(1.15%) 내린 2,368.2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욕증시의 급락 여파로 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65포인트(1.15%) 내린 2,368.2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 미 증시 약세?...'일시적 숨고르기' 분석이 대세

이날 뉴욕증시는 주요 기술 기업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3.51%), 나스닥 지수(-4.96%)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국내 투자자가 많은 테슬라와 애플이 각각 9%, 8%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도 각 6%, 5%씩 떨어졌다.

특히 테슬라는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88.1만건)가 예상치보다 13만건이나 적어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개선된 수치였음에도 증시 급락을 막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시적 조정', '건강한 숨고르기'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술주의 계속된 상승에 대해 시장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을 내놓는 긍정론자들은 미국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가 최악을 지났으며, 미국 정부가 연말 백신 배포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 의회의 경기부양책 등이 미국 증시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그동안 미국 증시는 일부 기술주를 중심으로만 상승세가 쏠렸으며 펀더멘털에 초점을 두기보단 기대감에 기반한 과열 투자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조정을 조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기술·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이 약화됐고, 이에 따른 주가 조정이 나타난 것"이라며 "단기적인 박스권 장세를 반영해 FAAM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저평가된 경기방어 가치주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권한다"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하나금융투자]
[자료=한국거래소, 하나금융투자]

◇ 국내증시, 투자위축 있겠지만...호재가 더 많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 폭락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개인들의 견조한 매수세로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종목군 위주로 급격하게 매물이 출회되며 급락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서도 상승 폭이 컸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 욕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기술주 조정은 그간 과열분을 식혀주는 기간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크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개별 재료가 해당 부담을 일정부분 상쇄하면서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 이하를 하회하며 조기방역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며,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와 거래소가 발표한 'BBIG K-뉴딜지수' 또한 성장기업 중심의 상승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호재로 주목했다.

또 2일 마감된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환급되는 청약금도 우리 증시를 받치는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금액은 SK바이오팜의 40% 수준인 320만주(768억원)이지만 청약 증거금은 58조5500억원이 유입되되며서 청약 환급금은 규모가 약 58조원에 달한다"며 "청약을 위한 일회성 자금이 포함돼 있어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개인들이 공모주 청약과 증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아 다시 점진적인 예탁금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 환급금은 현재의 낮은 예금금리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등 시중에 투자할 대안처가 마땅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CMA 같은 단기상품으로 이동하거나 공모주 재청약이나 증시투자를 위해 증권 계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오플로우 등 바이오 관련 기업 공모주 청약과 오는 10월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청약 등 차기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인 점 또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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