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데이' 실망감에 테슬라 시총 하룻새 57조원 증발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 Y’ 발표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화면에 비친 이미지는 ‘모델 3’.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전기차 ‘모델 Y’ 발표 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화면에 비친 이미지는 ‘모델 3’.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에 주주들의 실망감으로 행사가 끝나기 전 마감한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5.6% 하락하며 424.23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500억달러가량(약 57조원) 시총이 감소한 셈이다. 

다만 시기는 2~3년 뒤라고 했지만 배터리 제조 비용을 절반 이상(56% 수준)으로 낮춰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발표는 주목을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데이' 행사장 연단에 올라 "2만5000달러짜리 테슬라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전기차 반값 실현을 위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산의 가격을 낮추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소개한 새 원통형 배터리 셀 '4680'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가격을 지금보다 56% 낮추겠다는 포부다. '4680'은 현재 LG화학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2170'에 비해 지름이 두 배 이상으로 크다. '4680'의 뜻은 배터리의 지름 46㎜와 높이 80㎜를 의미한다.

머스크는 "비행기 날개의 연료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배터리를 차량에 직접 장착하면 부품을 370개 줄이고 차체 무게를 10%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를 차량의 섀시(차체)에 통합하면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테슬라는 기존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를 16% 늘리고, 5배 많은 에너지와 6배 높은 힘을 전달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오후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머스크 CEO는 프리몬트에 있는 파일럿 기가와트 공장에서 새 배터리 시범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터리 자체생산(내재화) 등 다른 기술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진 상황에서 시장은 테슬라의 발표를 기대 이하로 평가했다.

배터리데이 발표 내용이 생산 원가절감에 집중되고, 새 배터리 셀의 본격적인 생산 시점을 3년 후라고 설명한 부분도 시장의 실망감을 줬다.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가량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배터리데이 행사 직전 마감된 정규 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6% 하락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는데 테슬라 유튜브 계정에는 27만명이 동시 접속했다.

발표 무대가 설치됐던 테슬라 프레몬트 공장에는 테슬라가 미리 준비한 모델3 차량에 240명이 탑승해 현장을 지켜봤다. 행사는 현지 시간 오전 5시30분부터 8시까지 약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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