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4세 경영전반 나서며 젊어지는 CEO들...최연소는 32세
10명중 3명은 1960년대 초반생...단일연도론 58년생 가장 많아
연말 인사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젊은경영인들 대거등장 예상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재계의 오너가 3·4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국내 재계의 CEO들도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해 업종에 상관없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은 CEO들을 전진 배치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올해 기준 '1000대기업 CEO 출생년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CEO 10명 중 3명은 1960~1964년 출생자였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58년생과 1961년생이 비교적 많고, 정보통신업종 CEO들은 평균 55.8세로 건설업 63세보다 확연히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 CEO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1950년 이전 출생자 보다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CXO연구소 제공]
[자료=CXO연구소 제공]

◇ 1960~1965년생 CEO 가장 많아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10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CEO는 총 1633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이 1592명으로 전체의 97.5%를 차지했고, 여성은 41명(2.5%)에 그쳤다.

조사 대상 CEO를 10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40년 이전 출생자는 40명(2.4%), 1940년대생(1940~1949년)은 162명(9.9%)으로 10명 중 1명꼴로 파악됐다.

1950년대생은 523명(32%)으로 1960년대생 679명(41.6%)보다 150여 명 적었다. 이어 1970년대생 205명(12.6%), 1980년대생 24명(1.5%)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재계를 움직이는 CEO의 무게중심 축이 1960년대생으로 교체되었음을 보여준다.

5년 단위로 세분화하면 1960~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 467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1000대 기업 CEO 10명 중 3명은 1960년대 초반부 출생자인 셈이다. 이어 1955~1959년 출생이 379명(23.2%)이었다.

1965~1969년 출생자는 212명(13%)으로 파악됐다. 향후 1950년대 후반부 출생자가 점점 줄어들고 1960년대 초반부가 점점 늘어나는 구조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눈여겨볼만한 대목 중 하나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 CEO(229명)가 1950년 이전 출생자(202명)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깊다. 아버지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경영권이 이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 최연장 1928년생-최연소는 1988년생

이번 조사에서 1600명이 넘는 CEO 가운데 최연장자는 대륙제관 박덕흠 회장과 케이씨티시(KCTC) 신태범 회장으로 파악됐다. 두 회장은 모두 1928년생으로 이미 90세를 넘었지만 등기임원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륙제관 박덕흠 회장은 동국대 출신으로 54년 간 재임 중이고, 케이씨티시 신태범 회장은 한국해양대를 나와 38년 넘게 재직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 대표이사 타이틀을 쥐고 있는 CEO 중에서는 국도화학 이삼열 대표이사 회장이 최고령으로 조사됐다. 1930년생인 이 회장은 지난 1972년부터 재직해 50년 가까이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장의 공식 대표이사 임기 만료는 2022년 3월이다.

최연소는 1988년에 태어난 무학 최낙준 사장이다. 최고령 CEO들과 무려 60년 차이다.

최 사장은 최재호 무학 회장의 장남이다. 하지만 최낙준 사장은 등기임원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지는 않았다.

1000대 기업 중 최연소 대표이사는 신영와코루 이성원 사장이었다. 이 사장은 창업 3세로 신영와코루 창업주 고(故) 이운일 회장의 손자이자 현 이의평 회장의 아들이다.

여성 CEO 중 최연소는 1981년생 한세엠케이 김지원 대표이사다. 김 대표이사는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이다.

[자료=CXO연구소 제공]
[자료=CXO연구소 제공]

◇ '58년 개띠' 아직도 맹활약중

단일 출생년도로 보면 1958년생이 101명으로 1961년생 100명보다 1명 앞섰다.

'58년 개띠'로 잘 알려진 1958년생이 오랫동안 재계의 핵심추로 큰 역할을 해오고 있는 셈이다. 이어 1959년·1962년이 각각 99명, 1964년 93명, 1963년 89명, 1960년 86명 순이다.

1958년생 오너가 중에서는 풍산 류진 회장, 대한방직 설범 회장, 농심 신동원 부회장, 율촌화학 신동윤 부회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은 쌍둥이 형제다.

같은 해에 태어난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 한화 옥경석 대표이사,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등이 야전사령관으로 뛰고 있다.

2021년 내년에 소띠 해를 맞는 1961년 오너가 중에서는 파라다이스 전필립 회장, 현대종합상사 정몽혁 회장, 에넥스 박진규 회장, 더존비즈온 김용우 회장, 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 등이 포진돼 있다.

비오너가 중에서는 삼성전자 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정호영 대표이사,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부회장, CJ제일제당 강신호 대표이사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 IT업계 평균 55.8세-건설업은 63세

주요 업종별 평균 연령은 정보통신 업종에서 활약하는 CEO가 55.8세로 가장 젊은 반면 건설업은 63세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어 자동차(62.6세), 운수(62.1세), 철강금속·식품(각 61.7세), 석유화학·전기가스(각 61.2세), 제지(61세) 업종은 평균 61세를 넘었다.

제약(60.7세), 유통무역(60.7세), 전자(60.세), 금융 및 지주사(60.5세)는 60세 정도였다. 기계(59.9세), 섬유‧패션(59.5세) CEO 평균 연령은 60세 미만으로 조사됐다.

기계와 섬유패션 업종에 있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후계 작업이 활발하다 보니 CEO 평균 연령도 타업종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몇 년간 재계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출생한 오너 3세 등이 CEO급으로 약진하는 경영승계 변환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등기 임원들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상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나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져 새로운 방식으로 경영을 하려는 시도가 강해졌다"며 "업종에 상관없이 정보기술(IT) 능력을 겸비한 젊은 CEO들을 전진 배치하려는 현상이 두드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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