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SK하이닉스 주가하락 이해할 수 없다' 보고서 통해 주가 전망 "긍정적"

SK하이닉스는 20일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중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20일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 부문을 90억달러(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중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발표 후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인수 발표 당일인 20일 1.7% 떨어졌고, 이튿날인 21일에도 1.64% 하락한 8만3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분 인수 발표 당일 글로벌 메모리 업종의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7.9%, 마이크론(Micron)은 +2.0%, 삼성전자 +1.5%, 인텔 +0.8%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SK하이닉스의 주가만 유독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일까?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인수 발표 직후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을 이해할 수 없다'라는 보고서를 내고 "인텔의 의도가 어떠했든,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이 SK하이닉스로 이전하는 것이 메모리 업종의 합병·강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하나금투 김경민 연구원은 "주가는 하나금투의 예상과 달리 하락했지만, 영업 양수도나 인수합병(M&A) 뉴스가 처음 보도될 때 인수·피인수 기업 중에서 인수 기업의 주가가 일반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고려하면 -1.7%의 하락은 크게 부정적이지 않은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8일에 월스트리트 저널이 미국 반도체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경쟁업체 중 하나인 자일링스(Xilinx) 인수를 발표한 다음날 인수 기업 AMD의 주가가 -3.9%나 빠졌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을 인수하고 나서 가장 눈에 띄게 될 변화는 시장 점유율"이라며 "각 사의 점유율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인텔과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20%를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드림익스체인지(DRAMeXchange)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2%,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 15%, 마이크론(Micron) 11%, 인텔과 SK하이닉스가 각각 11%이다.

김 연구원은 "매출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계산할 경우 SK하이닉스의 공시에 따르면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 매출은 2019년 기준 4조7000억원으로 전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 규모가 50조원 내외이므로 인텔의 매출 기준 점유율이 디림익스체인지 발표치 기준 11%라는 점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을 매출이 아니라 생산능력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가 생산능력 대비 큰 매출을 기록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텔의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은 80~85K로 추정된다.

전 세계 낸드 플래시 공급사의 생산능력이 1400K 내외이므로 이를 시장 점유율로 환산하면 6.0~6.7%에 불과하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11%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려면 적어도 140K 이상의 생산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6일 세계 최초로 출시한 DDR5 D램,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이다.[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지난 6일 세계 최초로 출시한 DDR5 D램,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초고속, 고용량 제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인텔이 80~85K 생산능력으로 매출 기준 점유율을 10.7% 달성했다는 점은 놀랍다"고 강조했다.

낸드 플래시 산업에서 매출이 생산능력 대비 상대적으로 크려면 집적화가 뛰어나 웨이퍼 1장당 비트(bit)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크든지, 낸드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이 뛰어나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과거에 낸드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수차례 M&A를 전개해 미국 컨트롤러 기업 LAMD(Link_A_Media Devices), 대만컨트롤러 기업 이노스터 테크놀로지의 임베디드 멀티미디어카드(eMMC) 컨트롤러 사업부, 벨라루스 소프텍 펌웨어 사업부를 인수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낸드 플래시 사업 인수는 인텔의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을 포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SK하이닉스의 공시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규제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 말까지 중국 다롄 생산시설과 SSD 사업부문(SSD 관련 IP 및 인력 포함)이 해외에 신설 예정인 SK하이닉스 자회사를 통해 이전되며, 2025년 3월까지 그 외 낸드 지식재산(NAND IP), R&D 및 생산시설 운영 인력 등 낸드 사업을 맡게 되는 인텔의 자회사 지분이 상기 신설 자회사를 통해 인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낸드 플래시 공급사가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낸드 플래시 완제품을 웨이퍼 또는 단품으로 판매하지 않고 솔루션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컨트롤러는 시스템 (비메모리) 반도체이므로, CPU나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plication Processor) 등의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해본 기업들이 낸드 플래시용 컨트롤러 기술을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는 생산능력 대비 매출기준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크고, 이는 집적화 (QLC, 144단), 펌웨어 및 컨트롤러 기술 때문인데, 이같은 점이 인수효과로 재부각 되면 SK하이닉스의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