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보고서, 달러 약세·글로벌경기 개선 기대에 신흥국으로 눈 돌려
韓 ETF에 사흘간 1.6억달러 유입...패시브자금 성격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유망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내년 1분기까지 한국 증시에 20조원 이상의 외국인 투자자금을 유입될 것이라는 반가운 전망이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결과 확정에 따라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달러 약세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인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에 신흥국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온 후 본격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증시만을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연일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MSCI 한국 지수를 따라가며 국내 주식만 담는 ETF는 연초 대비 누적 유입액이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최근 최고점을 찍은 것도 이달에만 7조원 이상 들어온 글로벌 자금 덕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신흥국 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자금 유입 1차목표는 20조원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낸 보고서에서 "과거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패턴을 보면 내년 1분기까지 외국인 자금유입 1차 목표치는 20조원 내외"라고 분석했다.

과거 신흥국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외국인 자금이 20조원 이상 유입되는 현상이 관찰됐고, 이번 경기 개선 기대 중심에 신흥국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외국인은 2002년 8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진행된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코스피를 28조9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또 2008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금융위기 이후 회복 국면에선 53조700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경기 회복 사이클이 길었고 외국인 자금 유입도 가장 컸던 때이다.

최근에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짧은 제조업 경기 침체 후 각국 정책 공조로 회복세를 보였던 시기에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2조1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빅사이클이 나타났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외국인 순매수 행진은 언제 변곡점을 생길까.

노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 상승이 멈췄을 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OECD 경기선행지수 평균 확장 기간은 18개월인데 경기 회복이 5월부터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분기까지 경기 회복 기대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말, 2분기초 미국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일시적 달러 강세를 전망한다"며 "결론적으로 외국인 순매수 기대가 가장 큰 시기는 현재부터 내년 1분기말까지"라고 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4일(현지시간) '다우 30,000'이란 글자가 적힌 모자를 쓴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욕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4일(현지시간) '다우 30,000'이란 글자가 적힌 모자를 쓴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욕 AP/연합뉴스]

◇ 외국인은 어떤 종목을 살까

최근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패시브 성격의 자금이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MSCI 한국 ETF'에 이달 18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거래일 기준)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19일엔 6668만달러(약 739억원)가 들어와 올 들어 하루 유입액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총 순유입액은 1억6200만달러(약 1796억원)다.

이 ETF에 자금이 들어온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패시브 자금은 기계적으로 그 국가의 주식을 사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등도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란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이런 패시브 성격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다는 측면에서 중소형주 비중 축소, 대형주 비중 확대 전략이 내년 1분기말까지 유효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함께 베팅 성격으로 접근하고 있는 반도체, 2차 전지 업종 비중을 포트폴리오에 우선 가중할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코스피200 내 섹터 비중과 외국인의 최근 20거래일 누적 순매수 비중을 고려하면 정보기술(IT), 소재, 에너지 업종은 코스피200내 시가총액 비중 이상을 더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앞으로도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수급이 비어있는 섹터, 종목보다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섹터, 종목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 선호 이유는 가격보다 이익 모멘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기여도를 고려하면 자동차도 이익 모멘텀이 강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 시대에 우선적으로 주목할 만한 업종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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