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차 신혼부부 중 무자녀 부부 42.5%…합계출산율도 0미만 계속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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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부동산 가격의 급등, 사교육비 부담 상승 등으로 인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포기하는 신혼부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통계청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5년차 신혼부부 중 자녀를 두지 않은 부부는 18.3%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래 역대 최대 기록이다.

5년 차 무자녀 신혼부부의 비중은 2015년 12.9%에 그쳤으나, 2016년 13.7%, 2017년 14.9%, 2018년 16.8% 등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결혼 1∼5년차 전체 신혼부부 중 무자녀 부부는 전체의 42.5%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5년차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무자녀였던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신혼부부는 126만 쌍으로 전년대비 4.7% 감소했고, 올해 9월만해도 혼인 건수는 1만5324건으로 전년동월대비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도 안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안 낳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달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0.84명을 나타냈다.

합계출산율이 1미만이라는 것은 30년 뒤 연간 출생아수가 절반에 그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구절벽 현상이 심화돼 국가적 위기가 임박해 오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출산기피 현상은 난임 등 불가피한 요인 외에도 자의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부부 두 사람만으로 이뤄진 부부가구의 비중은 2017년 15.8%(309만3000가구)에서 2047년 21.5%(479만4000가구)로 늘어나고, 부부+자녀 가구의 비중은 2017년 31.4%(615만가구)에서 2047년 16.3%(363만8000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했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아무래도 늦게 결혼해서 고연령 산모가 되면 출산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최근 부부들이 자녀를 갖지 않는 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급등과 사교육비 부담 등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시장 동향을 보면 아파트 가격 급등을 물론, 전세대란까지 겹치며 신혼부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꺼지지 않는 사교육 열풍으로 인해 자녀를 키우는 가구의 사교육비 부담도 좀 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20대 미혼 남성은 "집 구하기도 힘들어 결혼도 언감생심"이라며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는 것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낳게 되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 같다"며 "결혼을 하더라도 아내와 둘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기며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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