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지급결제수단인 지역화폐 시장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카드는 제주도 지역화폐를 기반으로 한 'KB국민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KB국민카드)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내년 15조원 규모로 몸집이 커진 지역화폐 시장 선점을 놓고 카드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화폐 결제 수단으로 카드를 선택하는 곳이 많아지자 카드사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지역화폐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회와 지자체,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농협, 국민, 하나 등 은행계와 롯데, BC 등 기업계 카드사들이 지급결제수단인 지역화폐 시장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지역화폐는 발행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최근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충전 시 10% 추가 적립 혜택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등 적지 않은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년도 전국 지역화폐 발행 예상액은 15조원. 이는 올해 9조원보다 무려 66%인 6조원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4조원에 달하는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도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급해졌다. 현재 카드사는 지차체와 MOU를 통해 지역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시와 함께 '부산 동백전 체크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최근 발급된 카드 수는 60여만좌를 넘어섰으며 거래액도 1조원을 웃돈다.

신한카드도 지난 8월 한국조폐공사와 제휴를 맺고 나주지역화폐인 '나주사랑카드'를 출시했다. 또한 성남시의 정책수당 지역화폐 지급사업을 단독 수주해 '성남사랑카드'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0일 제주도 지역 화폐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KB국민 탐나는전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제주도지역 내에선 충전된 지역화폐로 우선 결제되고, 지역화폐 결제 제한 가맹점이거나 결제 희망 금액보다 충전 잔액이 부족한 경우 체크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농협카드 역시 14일 지역화폐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올 연말까지 약 30개 지역화폐 출시 계획을 알렸다.

농협카드는 '체크카드 기반 지역화폐'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자산을 활용해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체크카드 기반 지역화폐는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의 이용도가 높다. 또 전국 5900개에 이르는 농협은행 지점 통해 발급과 수령이 용이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BC카드는 현재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 코나아이, KT 등에 결제망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진출한 상태다. 이를 통해 경기도, 인천, 부산, 충북 괴산군, 전남 순천시 등에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경기도와 제휴를 맺고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소년이 교통카드를 이용할 경우 연간 최대 12만원까지 지역화폐로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지역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다른 결제수단과 달리 해당 지역의 독점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아가 지역화폐 사용 확산으로 카드 결제시장 지분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또 카드형 지역화폐 사용고객을 신용카드 신규 회원으로 유치할 수는 장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지역간 소비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소상공인 매출을 증대시켜 경제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대안"이라며 "이를 통해 카드업계가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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