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상품은 자체, 특정 칩은 삼성·TSMC에 수탁생산...'투트랙 전략' 선택할 듯
7nm 프로세서 내부생산 3년이내 가능?..."경쟁사들에 뒤처졌다는 것 인정한 셈"

인텔은 21(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7nm 프로세서를 오는 2023년까지 자체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외부업체와 파운드리 협력을 맺는 것과 관련해서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업체 인텔이 21일(현지시간)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쟁업체인 삼성전자과도 협력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20일) 미국의 한 매체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다만 인텔은 주력상품인 7nm(나노미터) 프로세서에 필요한 대다수의 제품을 오는 2023년까지 자사가 직접 제조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일각에선 인텔이 핵심제품을 자체 생산하되, 일부 칩에 대해선 외부업체의 힘을 빌리는 투 트랙 방식을 차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인텔이 펫 겔싱어 차기 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자사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특정 제품의 경우 외부 파운드리의 이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따라 반도체 초고도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일부 제품의 생산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인텔은 고도의 공정기술로 칩셋을 만들어내는 삼성전자를 협력 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PU 제품 경쟁사인 미 반도체업체 AMD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날 미국 IT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SemiAccurate)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미 오스틴 공장에서 칩셋을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GPU 생산은 대만 반도체생산업체 TSMC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요 외신들은 TSMC가 인텔과 GPU 위탁생산을 최근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인텔은 그동안 업계 내에서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 프로세서는 3년 안에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겔싱어 차기 CEO는 "인텔이 7nm 공정에서 발견한 문제점들을 극복했다"며 "2023년 생산 예정인 해당 프로세서 제품 대부분을 내부에서 제조하겠다"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차기 CEO. [사진=인텔코리아]

하지만 오랜 기간 해당 제품에 필요한 공정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던 인텔이 짧은 기간 내에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글로벌 반도체생산 기업들은 모두 10nm 미세공정기술이 적용된 칩을 개발하고 있고, 특히 주요 경쟁사인 AMD는 이미 7nm 공정에 진입했다. 인텔의 주축모델은 여전히 14nm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주요외신들은 인텔이 외주생산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최첨단 칩을 만드는 데 자체 공장에 의존해온 인텔 전통과의 결별"이라며 "사실상 칩 제조 경쟁사들에 뒤처졌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인텔은 차기 CEO가 정식취임을 한 이후에 해외협력 등을 담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월 이후 물러날 밥 스완 현 CEO가 향후 로드맵에 대한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텔은 펫 겔싱어 차기 CEO가 취임하는 내달 15일 이후 7nm 프로세스 제조계획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협력방안 등을 공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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