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기업 총 영업익 70조원대 그칠듯..."IMF때 보다도 더 어려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000대기업 가운데 200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000대기업 가운데 200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000대기업의 5곳중 1곳은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는 지난해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을 바탕으로 도출한 결과여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았다.  

27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1996년~2019년 국내매출 1000대 기업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 기업은 각 년도 매출 기준으로 선별했으며,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참고했다.

◇ 작년 상반기 영업적자 195곳...영업이익 70조원으로 '폭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인 200여 곳일 것으로 추산됐다.

2020년 상반기(1월~6월)를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 1000대 기업에서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수는 195곳이었다.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면서 경영 실적이 나아지지 않은 곳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00개 기업 이상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IMF 외환위기 절정기인 1998년 187개와 비교해서도 더 많은 수치로 영업적자 기업수 기록이 지난해 깨졌을 지 주목된다.

1000대 기업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도 70조원 수준을 맴돌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반기 영업익이 44조원 수준에 그친 것에 비춰 추산한 실적이다.

실제 기업의 반기 영업익은 당해 연도 총 영업이익 증감 패턴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연도별 반기 영업이익은 ▲2016년 48.9조원 ▲2017년 65.8조원 ▲2018년 75.7조원 ▲2019년 47.6조원 수준이었다.

반기 영업익 움직임과 비례해 실제 연도 총 영업이익도 ▲2016년 89.5조원 ▲2017년 129조원 ▲2018년 138.2조원 ▲2019년 78.9조원으로 반기 때 증감 패턴과 정확히 일치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보니 지난해 당기순익도 40조원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이후 1000대 기업에서 올린 최고 당기순익은 지난 2017년에 기록한 106조원이었다.

이후 2018년에는 전년보다 5조원 넘게 감소한 100조원 수준을 유지하다 2019년에는 54조원으로 순익이 크게 떨어지는 등 최근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43조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 중 3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2018년, 삼성전자 등에 업고 역대 최대 영업익 달성

1996년 이후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18년이었다.

당시 영업이익은 138조원으로 IMF 외환위기의 절정기인 1998년 당시 13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내실이 튼튼해진 것이다.

또한 2018년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10.7%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10%대를 찍었다.

이렇게 역대급 기록을 찍을 수 있었던 데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2018년 영업이익은 43조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 중 31.6%을 차지했다. 

업계 내에선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올해에도 국내 기업 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수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때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 추락의 위기를 어느정도 받혀냈다"며 "일종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으로 해석하면 삼성전자가 위기에 직면할 경우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끼칠 수도 있다"라며 "또 다른 간판급 기업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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