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구독서비스' 2분기 출시 예고...현대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는 '차량 구독'뿐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완전 자율주행(FSD) 옵션 구독 서비스를 올해 2분기 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완전 자율주행(FSD) 옵션 구독 서비스를 올해 2분기 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8일 워싱턴DC 테슬라 판매대리점 차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기차 5700만원 주고 샀는데, 옵션 값이 몇 천이더라"

최근 국내 전기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는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친환경차를 구매했지만 괜찮은 옵션 두가지를 추가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는 것.

나날이 커져가는 전기차 시장이 아직 해소하지 못한 불만이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월등하게 비싼 가격이다.

특히 최근 들어선 차량에 탑재하는 옵션가가 너무 비싸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거액을 들여 차를 샀는데, 많게는 수 천만원까지 치솟는 옵션을 더하면 사실상 구매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해법을 내놓았다. "전기차 옵션을 '구독경제'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한 이용자가 트위터에 "완전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출시가 언제냐"고 묻자 일론 머스크 CEO는 '2분기'라고 콕 집어 답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 스스로 차선 변경하는 FSD...여름엔 월마다 구독료 내면 쓸 수 있다

머스크는 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2분기 안에 확실하게 나온다(Q2 for sure)"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사람들이 완전자율주행 구독 서비스(FSD)를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 출시되냐"는 질문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올라온 답변이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다고 오랫동안 자신해왔다.

FSD 옵션은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내비게이션 경로에 따라 이동할 분기점을 선택해 스스로 운행하는 기능이다.

이제까지 테슬라 차량을 살 때 따로 구매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초기엔 약 7000달러(약770만원) 수준에서 가격이 점점 상승하면서 최근엔 1만달러(약1100만원)까지 올랐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옵션 가격이 부담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미 전기차 구매에도 수 천만원이 들었는데 옵션가에서도 수 천만원을 쓸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해 결단을 내렸다. FSD 기술을 구독형식으로 운영해 이용자가 매월 일정 가격을 내면 해당 옵션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로드맵을 구상한 것이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너도나도 몰려드는 자동차 시장에서 차별화되기 위해 자사의 핵심 기술인 FSD를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도록 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FSD 월 구독료가 100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FSD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것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 모빌리티 지각변동...이젠 '원하는 차' 넘어 '원하는 옵션'도 구독

테슬라의 이같은 행보에 모빌리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차량 대여에만 그쳤던 기존 구독 시장을 이젠 옵션으로도 확장해 '비싼 전기차' 시장을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국내외 시장에서 차량 옵션을 구독화한 곳은 전무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현대셀렉션', '기아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 3개의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정식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대여 형식으로 월마다 특정 금액을 내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형식이다. 일례로 스포츠 세단 G70은 월 139만원, G80 월 169만원, G90 월 295만원에 대여할 수 있다. 

차량 구독 서비스에서 아예 발을 뺀 기업도 있다.

제네럴모터스(GM)은 2018년엔 캐딜락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구독서비스 '북 바이 캐딜락'을 선보였지만 지난해 전면 철수했다. 매월 일정 비용을 내면 원하는 모델을 탈 수 있고, 차량 관리는 회사에서 부담하는 형태였다. 

BMW, 아우디도 2018년 잇따라 'BMW 액세스', '아우디 셀렉트'라는 이름의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비스는 3년도 채 되지 않아 중단됐다. 

각 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감염확산 우려에 차량을 공유하는 것을 꺼려하면서 이용률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기차 생산 업체들의 올해 과제는 공유보다는 차별화된 '구독 경제'를 만들어 비싼 가격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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