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다 10.7% 줄어 9년 연속 감소세...이혼 건수 줄었지만 '황혼이혼'은 증가

광주 서구 한 예식장에서 사회적거리두기를 지키며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서구 한 예식장에서 사회적거리두기를 지키며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결혼 건수가 23년 만에 10% 이상 감소하며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도 올리기 힘든데다 경기마저 사그라 들면서 고용·주거 등의 여건도 나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혼 건수는 소폭 줄었고,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은 증가했다.

◇ 지난해 결혼 21.4만건...올해는 20만건도 붕괴?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혼인신고 기준)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7%(2만6000건)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소치다. 감소율은 1971년(-1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두자릿수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9년 연속 감소세다.

1996년까지만 해도 43만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30만건대로 떨어진 뒤 2016년 20만건대까지 추락했고,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가 줄면서 10만건대 진입도 시간 문제다.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줄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였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가운데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들고,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조사 대상의 51.2%에 그쳤다. 이는 2010년(64.7%)과 비교해 10년새 14%포인트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로 10년 전보다 1.4세 상승했다. 다만 국제결혼 등 남성 연상 결혼이 감소한 영향으로 남성 초혼 연령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8세로 10년 전보다 1.9세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시도별로 보면 공무원이 많은 세종의 조혼인율이 5.3건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전북·경북·전남(3.4건)은 가장 낮았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이혼은 소폭 감소…'황혼 이혼'은 늘어

지난해 이혼은 10만7000건으로 1년 전보다 3.9%(4000건) 감소했다. 연간 이혼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도 2.1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김 과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한다거나 법원이 휴정되면서 이혼 신청 처리 절차가 길어지며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 이혼인 이른바 '황혼 이혼'은 1년 전보다 3.2% 늘었다.

건수로는 20년 이상 이혼이 3만9700건으로 전체의 37.2%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30년 이상 이혼(1만6600건)은 1년 전보다 10.8%나 급증하면서 10년 전의 2.2배까지 늘었다.

평균 이혼 연령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남성의 평균 이혼 연령은 49.4세로 10년 전보다 4.4세 상승했고, 여성 평균 이혼 연령도 46.0세로 10년 전과 비교해 4.9세 올라갔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율(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40대 후반이 1000명당 8.0건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 40대 초반이 8.6건으로 가장 높았다.

시도별 조이혼율은 제주(2.6건), 충남·인천(2.4건)이 높고 서울·세종(1.7건), 광주·대구(1.8건) 등은 낮았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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