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기업 사업 확대에 테슬라 독주 '흔들'...올해 포드에 밀려 점유율 12%p 급락

사진은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기능이 장착된 테슬라 차량 내부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기차 강자' 테슬라의 굴기가 점점 꺾이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줄줄이 전기차 양산에 뛰어들면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69%를 차지했다.

이는 81%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봤을 때 무려 12%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34% 가량 증가했음에도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말에 출시된 포드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머스탱 마하-E'가 지난달 3739대가 팔리면서 테슬라가 하락세를 맛봤다고 분석했다. 포드의 모델 하나가 미국 시장에서 12%의 판매량을 차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가 많은 유럽 국가에서도 판매 1위 자리를 뺏겼다. 현재 유럽 점유율 1위는 폭스바겐이다. 

테슬라의 유럽 전기차 시장 하락세는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지난해 테슬라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3% 수준으로, 31%를 차지했던 2019년 점유율에 비해 1년만에 18%포인트 줄어든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테슬라 신규 등록 대수는 20대에 그쳤다. 이는 마세라티(65대), 람보르기니(31대), 롤스로이스(22대) 등 초고가 브랜드보다도 적은 숫자다.

올 초 포드가 출시한 전기 SUV 머스탱 마하-E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올해 전기차 사업을 확대해 사실상 점유율을 더 늘리겠다고 선포한 완성차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자신감을 내비친 곳은 폭스바겐이다.

지난 16일 폭스바겐그룹은 "늦어도 2025년까지 전기차 부문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선두 기업에 오르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부문에 약 460억유로(약 6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향후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로드맵까지 발표했다.

BMW그룹도 18일 결산기자회견을 통해 매해 전기차 판매를 50%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기업의 굴기도 만만치 않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울링자동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사를 통해 490만원의 저가 전기차인 '홍광 미니'를 출시했다. 해당 모델은 올해 1월 글로벌 시장에서 3만6762대가 판매되며 테슬라 모델3(2만1599대)의 성적을 제쳤다.

현대차·기아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양사는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를 연달아 공개하며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CNN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자동차 기업의 야망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폭스바겐과 테슬라 등의 경주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거품 논란'에 휩싸였던 테슬라의 주가는 곤두박칠 치고 있다. 한때 1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던 테슬라 주가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일 대비 6.93% 급락한 653.16달러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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