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컨선20척 2.8조원 수주 '세계최대 규모'...한국조선·대우조선도 兆대계약 줄이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조선 빅3' 업체들이 돌아가며 잭팟을 터트리고 있다.

연초 한국조선해양이 1조원에 달하는 새해 첫 수주를 기록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1조1000억원짜리 계약으로 노라게 하더니 삼성중공업이 2조8000억원이라는 선박 건조계약 사상 세계 최대의 계약을 따낸 것. 

'빅3'의 활약은 경기회복에 따른 발주량 증가와 최근 운임 급등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컨테이너선과 원유 운반선 수주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역사를 다시 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 삼성중, 컨선 20척 2.8조 '잭팟' 계약 

26일 삼성중공업은 파나마 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 20척을 총 2조8000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라는 것이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외신에 따르면 발주처는 세계 7위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으로 알려졌다. 에버그린은 현재 수에즈운하를 가로막은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속한 선주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에도 에버그린으로부터 컨테이너선 총 20척을 무더기로 수주한 바 있다.

당시 에버그린은 일본 업체와 주로 거래하다가 삼성중공업으로 파트너를 바꿨는데 그때부터 선주와의 '좋은' 관계가 이어지면서 이번 수주에도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올해 현재까지 총 42척, 51억달러를 수주하며 벌써 올해 목표(78억 달러)의 65%를 채웠다.

지난해 1~3월 삼성중공업 수주물량은 셔틀탱커 3척(3억달러)에 그쳐 목표 달성률이 3.6%에 그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15일 총 823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15일 총 8230억원 규모의 선박 10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 연초부터 한국조선·대우조선도 연이어 兆단위 대박행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들어 연이어 '대박'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컨테이너-로로선 등 선종을 가리지 않고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조선해양 역시 총 6370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62척, 54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50억 달러의 36%를 달성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 수주한 LNG 이중연료 추진 VLCC 10척(1조1000억원)을 포함해 현재 총 19척(17억9천만 달러)을 수주해 올해 목표치(77억 달러)의 23%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9만1000㎥ 규모의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VLGC) 3척을 2650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LP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9만1000㎥ 규모의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VLGC) 3척을 2650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LP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세계 컨테이너선 43%·원유운반선 82% 점유율

조선·해운 시황 조사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컨테이너선은 총 402만CGT(표준선 환산톤수·101척)로 이 가운데 한국이 171만CGT(31척)를 휩쓸었다. 점유율은 43%다.

원유운반선을 포함한 탱커는 총 161만CGT(59척)가 발주된 가운데 한국은 132만CGT(40척)를 가져가며 82%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느는 것도 한국 조선업계의 전망을 밝게 한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선 폐선이 늘고,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고 있는데 한국은 올해 발주된 가스추진선(LNG나 LP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54척 중 40척을 수주(이달 15일 기준)해 74.1%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빅3'와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맺은 카타르가 조만간 발주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 조선업 호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연초 수주가뭄을 겪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연초부터 스타트가 좋았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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