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 생활자금에 '빚투·영끌'까지... 증가 속도도 너무 빨라
5건중 1건은 1년미만 단기부채...금리 가파른 상승땐 경제타격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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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저금리 속에 '빚투(빚으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등이 이어지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 세계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유난히 빠른데다 단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 향후 금리가 급격히 인상될 경우 경제에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한국 GDP만큼 가계부채...부채의 '질'도 나쁘다

조세재정연구원이 5일 내놓은 '국가별 총부채 및 부문별 부채의 변화추이와 비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98.6%였다.

이는 전 세계 평균(63.7%)은 룰론, 선진국 평균(75.3%) 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08년 이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7.6%포인트 증가했다. 전 세계 평균 3.7%, 선진국 평균 -0.9%와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다.

우리의 가계부채는 단기(1년) 비중이 22.8%에 달해 '질'도 나쁘다.

프랑스(2.3%), 독일(3.2%), 스페인(4.5%), 이탈리아(6.5%), 영국(11.9%)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다. 한국보다 단기 비중이 높은 주요국은 미국(31.6%)이 유일하다.

단기 비중이 높다는 것은 유동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다.

또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47.2%(2019년 기준)로 프랑스(30.0%), 영국(28.7%), 독일(28.3%), 미국(17.3%)보다 높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는 당장 유동화해서 갚을 수 있는 자산 대비 부채를 보는 지표인데 높을수록 부채 위험도가 크다고 본다.

가계부채 증감추이. [자료=조세연구원]
가계부채 증감추이. [자료=조세연구원]

◇ "금리 급격 인상땐 경제 타격 우려"

조세연은 한국의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비중이 GDP 대비 43.9%(2019년 기준)로 미국(49.5%), 프랑스(45.4%), 스페인(41.6%)과 비슷하다며, 절대적인 수준에서 주택대출 관련 위험이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높다고 보지는 않다고 봤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주택대출 증가 추세를 보면 조사 국가 중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가 속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우리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전세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주택담보대출에 전세금 규모를 합산해 주택대출을 재계산하면 GDP 대비 비중이 61.2%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세연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서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대출(대부분 신용대출)의 규모가 주요국 대비 매우 높은 점도 우려했다.

한국의 경우 GDP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급격히 늘었지만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은 되레 감소했다.

이 같이 기타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악화에 따른 대출과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저금와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인한 주식투자와 주택 구매나 전세자금 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조세연은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현 시점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비가 감소하는 등 경제 전체에 충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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