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만도 미 상무장관, 20일 반도체 유관업계 화상회의 개최...삼성전자·TSMC·인텔 재소환
상무부 주재로 투자압박 더 거세질 듯...'통 큰 투자' 밝힌 경쟁사 맞서 삼성도 결단 내려야

미국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재로 연 첫 반도체 화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 화상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당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또다시 미국의 반도체 회의에 초청됐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은 반도체 부족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 유관 업계와의 화상 회의를 20일 개최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린 첫 화상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미국 주도 반도체 회의다.

소식통들은 이번 회의에 인텔 등 자국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강자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초대됐다고 밝혔다.

또한 반도체 수요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구글, 아마존 등 첫 번째 회의에 초대된 명단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반도체 공급·수요 업체에 보낸 초대장에서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열린 대화를 하자며 회의의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 직원들은 이번 주 중 참석 회사 관계자들과 주요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에 이미 한차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 압박을 받은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상 회의를 통해 기업에게 자국 내 투자를 압박하고 바이든의 '인프라 확대'를 가속화하겠다는 속내를 가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경쟁사들은 미국의 요청에 잇따라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했다.

대만 TSMC는 당초 12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1개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의 요청을 받은 이후 향후 3년간 최대 6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인텔도 이미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 투자로 파운드리 재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최근에는 미국 뉴멕시코주 공장에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입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입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외적인 발표를 꺼려 하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라며 미국 반도체 인프라 확대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연합뉴스]

다만 이번에는 삼성전자도 투자 계획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번 회의는 첫 번째와 달리 상공업에 관련된 현안을 직접 관리·구상하는 '상무부'가 주재한다.

앞서 진행된 회의보다 더 구체적이고 현실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공급 계획이 논의될 예정이란 의미다. 투자 압박도 첫 번째 회의보다 한 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21일로 정해진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에 개최된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전날 삼성전자가 회의에서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정상회담에서 바이든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하는 자리에 관련 내용이 공개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유력한 파운드리 증설 후보지인 텍사스주와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 합의에 얼마나 진전을 보였는가의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 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증설을 검토해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삼성전자의 주력 파운드리 설비 시설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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