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정비지회서 반대표 과반 이상 나와...추후 사측과 재교섭 진행할 예정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매듭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한국GM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27일 한국GM 노동조합에 따르면 26일·27일 양일간 조합원 7633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투표에 참여한 6727명(88.1%) 중 절반에 못 미치는 3258명(48.4%)이 찬성 표를 던졌다.

반면 반대를 선택한 조합원은 3441명(51.5%)에 달했다. 무효 표가 28명(0.1%)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반대 의견을 표시한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구별로 보면 창원공장과 사무지회의 찬성은 과반을 넘었지만, 부평공장과 정비지회는 찬성률이 각각 45%와 40%에 그쳤다.

앞서 노사는 14차례 교섭을 거쳐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가 일자리 안정성에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국GM 노사가 여름휴가인 8월 초 이전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잠정합의안 투표가 가결되면 노사가 곧바로 임단협 과정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노사 합의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일각에서는 조합원들이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사측의 과감한 결단이 부족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례로 노사는 현재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말리부·트랙스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는 내용을 잠정합의안에 담았지만, 이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가 환경 보호를 강조하며 내연기관 생산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생산 일정 연장이 현 위기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조는 앞서 단행한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 대신 사측의 새로운 제시안을 가지고 다시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합의안이 투표에서 부결돼 추후 사측과 재교섭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GM 부평2조립공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현대자동차도 17차례 교섭 끝에 마련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27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 2교대 20만포인트(20만원 상당) 등에 잠정 합의했다.

또한 자동차 산업 격변기에 대응할 협약을 만들어 ▲노동자의 고용안정 확보 ▲부품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 및 국민의 신뢰 강화 등에 노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 합의안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3년 연속 무분규 조기 타결에 성공하게 된다. 반면 한국GM과 같이 부결되면 여름휴가 전 교섭을 마무리 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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