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사고 11건...모델Y 등 76만5000대 대상 조사
테슬라, 오는 19일 'AI 데이'..."규제 당국의 조사 부정적"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AI(인공지능)데이'를 앞두고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시스템에 대한 안전 조사에 착수한 것.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장중 최대 5% 가까이 폭락하는 등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NHTS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 1월 이후 주행보조 기능을 사용하는 테슬라 자동차와 관련된 11건의 사고나 화재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 사고로 1명이 숨지고 모두 17명이 다쳤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14~2021년에 생산된 모델Y, 모델X, 모델S, 모델3 등 테슬라 차량 76만5000대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NHTSA는 테슬라의 여러 주행보조 기능 가운데 특히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TSA는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의 사고는 어두워진 후에 발생했다"며 "사고 차량 모두 충돌하는 동안 오토파일럿 시스템이나 교통인식 크루즈 컨트롤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카네기 멜론대의 라즈 라즈쿠마르 로봇공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토파일럿에서 운전자 안전 모니터링 기능은 큰 결함이 있다"며 "당국은 보다 일찍 조사에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약속하며 안전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사실상 운전자의 통제와 주의가 필요한 '절반수준'의 오토임이 드러난 셈이다.

NHTSA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날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어떤 자동차도 스스로 운전할 수 없다"며 "모든 차량은 항상 사람이 조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같은 소식은 오는 19일 예정된 테슬라의 'AI데이'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AI데이는 2019년 '자율주행 데이', 2020년 '배터리 데이'에 이어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관련된 AI 기능을 선보이기로 계획한 기술 이벤트다.

앞서 머스크는 AI데이 공식 초청장을 통해 '테슬라의 AI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실망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WSJ에 따르면 NHTSA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4.32% 하락했다.

크레딧스위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 기능으로 마케팅된 테슬라는 '내러티브'(narrative)가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규제와 제한은 테슬라에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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