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比 하이브리드차 92%·전기차 171%↑...환경보호 기조 영향
반도체 기근에 하반기 전망 먹구름..."악재 최소화해줄 판매전략 필요"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올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움츠러든 가운데,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차)의 판매량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완성차 수는 총 4142만4000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첫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 하반기(4399만4000대)보다 약 6% 줄어든 숫자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에 기록적인 한파가 닥치면서 NXP·인피니언 등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았고, 3월 르네사스 공장 화재로 생산이 중단된 게 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생산여력이 부족해진 것도 반도체 공급 지연 문제를 장기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친환경차는 지난 상반기 494만800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125%, 지난해 하반기보다 23%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하이브리드차는 작년 상반기보다 92%, 배터리 전기차는 171% 증가하며 호조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의 판매량도 160%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친환경차 출시와 각국 보급정책 강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게 영향을 줬다.

일례로 일본은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 75만3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46만5000대)보다도 61.9% 증가한 수치다.

이 기세에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502만100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하반기(478만2000대)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338만2000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완성차 및 친환경차(xEV) 판매량.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다만 친환경차 호조에도 하반기 자동차 시장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대기 수요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면서도 "반도체 공급 충격의 여파가 지속되며 판매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매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동시에 중장기 판매량 증대를 위해 친환경에 방점을 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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