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교육부 '고교학점제 이행 계획' 발표...2025년부터 미래형 입시제도 적용
수능·내신에 유리한 과목 집중 선택 우려...고교 활동에 따른 선호도 지형 변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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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3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2025년에 모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입시제도는 2025년 고교 1학년을 시작으로 적용된다.

예컨대 고교학점제를 겪을 현재 중학교 1~2학년은 현행 대입제도가, 초등학교 6학년부터는 새로운 입시제도가 적용되는 셈이다.

입시업계에서는 대입제도의 개편 이전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돼 당초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23일 `2025년 일반계고 학점제 전면 적용을 위한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행 계획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3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자신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 17일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2년 앞당긴 셈이다.

교육부는 현재 일반계고 55.9%가 참여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관련 연구·선도학교 참여율을 내년 80% 이상으로 확대해 더 많은 학교가 학점제 운영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해당 계획에 따르면 2023년부터 고교 1학년부터 교육과정에 학점제가 일부 적용된다.

기존 수업량의 기준이었던 `단위`는 `학점`으로 전환되며, 고교 3년간 총 이수학점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3년간 총 수업 시간도 기존 289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170시간 줄어든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는 2025년부터는 총 수업 시간이 2560시간으로 다시 330시간 감소한다.

다만, 고교학점제의 핵심 요소인 `모든 선택과목 성취평가제`와 `전 과목 미이수제`는 2025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성취평가제는 상대평가 방식이 아닌 해당 과목의 성취도 수준에 따라 점수를 내는 절대평가 제도다.

미이수제는 학업성취율이 40%가 되지 않고, 출석률이 3분의 2가 되지 않는 학생에게 해당 과목을 한 번 더 듣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서는 지금처럼 9등급을 산출하고, 진로선택과목만 성취평가제를 적용해 9등급을 산출하는 방식이 2024년까지 적용된다.

아울러 미우수제의 경우 같은 기간 공통과목 가운데 국어·수학·영어에 대해 최소한의 학업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보충지도인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가 시행된다.

또한,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미래형 입시제도를 오는 2024년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현재 중학교 1~2학년은 현행 대학 입시 제도가 그대로 적용되고,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교학점제에 따른 새로운 대입제도가 적용되는 것이다.

해당 입시제도는 오는 2028학년도 입시 때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일반계고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안. [교육부 제공]

이와 관련해 입시업계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적성과 진로 등을 고려해 스스로 과목을 선택, 이수하도록 하는 고교학점제가 본래 취지와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교 내신과 수능 등에 영향력이 있는 과목만 학생들이 집중 선택할 수 있다"며 "수능과 내신이 모두 상대평가 또는 절대평가로 단일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입시 제도 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는지에 따라 고교학점제의 성패가 달렸다"고 밝혔다.

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한 입시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듣고, 선택과목 시간에 수능 준비를 하는 등 고교학점제가 당초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현재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해도 현행 대학입시체제의 기본 틀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학습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올해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 따른 입시 결과가 현재 중학교 1~2학년들의 고교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대학입시와 고교 내신이 전면 개편되기 때문에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은 2024년 입시 개편안이 발표되기 까지 3년간 입시 변화에 따른 중·고등학교 선택에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통합수능을 시작으로 2022년 주요대 정시 40% 전면 확대, 2023년 고교 학점제 부분 도입, 2024년 2월 입시제도 개편, 2025년 고교 학점제 전면 도입 등 매년 입시 변화가 일어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고교학점제가 부분적으로 도입되는 2024년까지 학교별 활동 결과가 고교 간의 유불리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고교학점제가 고교 선호도 지형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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