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SK종합화학이 'SK지오센트릭'으로 간판을 바꾸며 회사 체질을 '친환경'으로 대거 전환한다.

31일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온라인으로 '브랜드 뉴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새로운 사명 'SK지오센트릭'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한 전략은 그룹의 경영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인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의 일환이다.

10년 만에 바뀐 새 사명은 지구와 토양을 의미하는 '지오(geo)'와 중심을 뜻하는 '센트릭(centric)'을 조합한 것으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행사에 참석한 나경수 SK지오센트릭(舊 SK종합화학) 사장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 핵심 방향은 '지구를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이라며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강조된 키워드는 '플라스틱'이었다.

SK지오센트릭은 1차 목표로 국내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9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소재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25년까지 국내외 사업에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2027년까지 SK지오센트릭의 글로벌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250만 톤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해마다 전 세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나경수 사장은 "2030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성장률은 12% 수준이며,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커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회사는 2025년경 친환경 및 재활용 영역에서 기존 사업을 상회하는 6000억원의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창출할 전망"이라며 "재무적으로도 그린 컴퍼니(녹색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됐다.

SK지오센트릭은 ▲차세대 재활용 기술 확보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3R 솔루션 개발 ▲친환경 소재 확대 및 친환경 원료 도입 등 플라스틱 생산부터 분리수거 후 재활용까지의 전 주기와 관련된 체제를 갖춘다.

우선 차세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확보를 위해 회사는 국내외 파트너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염된 단일재질과 복합재질 플라스틱까지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용매 추출과 해중합 및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해외 파트너들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 지분투자 등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공장 신증설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부·지자체 및 기존 중소업체와의 상생 협력을 위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단계부터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등 전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페트(PET)·복합소재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Reduce), 친환경 소재로 대체(Replace), 재활용(Recycle) 등 3R 솔루션을 통해 고객의 친환경 니즈를 충족시키고 친환경 소재·원료도 확대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연간 50만 톤 수준인 친환경 소재들의 현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190만 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오 유분과 열분해유를 원료로 도입해 석유로부터 나온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나경수 사장은 "폐플라스틱 이슈는 이를 잘 아는 화학기업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라며 "순환경제형 사업 모델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지오센트릭은 수소경제에 있어 화학 기술이 취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원규 전략본부장은 "화학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문제는 화학기술 기업이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라며 "때문에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향후 수소경제 등 새로운 사업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