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고노·다카이치·노다 출마...29일 투표 진행 후 내달 4일 새 총리 선출
과반표 얻은 후보 없으면 결선투표 진행...지지도 1·2위 고노·기시다에 주목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고노 다로, 다카이치 사나에, 노다 세이코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4파전'으로 압축되면서 본격 막을 올렸다.

17일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이날 오전 공시된 자민장 총재 선거에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부조사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네 명이 입후보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여성 후보가 복수로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다 대행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오는 29일 투표 및 개표 자리에서 겨루게 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 383표와 당원 투표 383표를 합산해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1·2위를 기록한 후보가 당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83표와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방표 47표로 구성된다.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다수당의 당수가 되는 것이 총리가 되는 사실상의 필요조건이다. 이번 총재 선거가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다는 의미다.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네 후보자들은 보수파와 개혁파로 양분되는 게 특징이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보수 색채를, 고노 담당상과 노다 대행을 개혁파로 분류된다.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지지도가 가장 높은 후보자는 고노 담당상이다. 이어 기시다, 다카이치, 노다 순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일본이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라며 "가장 인기 있는 고노 다로가 스가 요시히데의 후임으로 유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차기 총재를 저울질했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고노 담당상을 지지한 만큼, 고노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지난 3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담긴 호외가 배포되고 있다. 이날 스가 총리는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선거 출마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노다 대행이 선거 공시 직전에 출마를 선언해 한 후보가 과반을 획득하는 것을 어렵게 한 만큼,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차 투표에서 국회의원 표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1차에서 2위였던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최장기 집권 총리인 아베도 지난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으나, 2차 투표에서 승리하는 데 성공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고노 담당상이 '독불장군'(maverick)이라는 평판을 갖고 있고, 자민당 원로들이 기시다 전 정조회장을 당 통합에 적합한 인물로 꼽고 있는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노 담당상과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국회의원 지지 기반이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중 95%에 해당하는 363명의 지지 성향을 파악한 결과, 지난 16일 기준 고노와 기시다의 지지자가 각각 20% 수준이었고 다카이치 지지자가 15% 선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신임 총재는 내달 4일 소집될 임시 국회에서 일본 총리로 최종 선출된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국회 대책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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