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팀 발표 "비만 관련 치료법 개발 가속화" 기대

미국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이 사람의 비만 관련 17개 유전자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비만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제공=버지니아 대학)
미국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이 사람의 비만 관련 17개 유전자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비만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버지니아 대학]

【뉴스퀘스트=김형근 논설위원 겸 과학전문기자】 만병(萬病)의 원인인 비만 해결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미국 버지니아대학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 과학자들은 비만을 유발하는 14개 유전자와 비만을 억제하는 3개 유전자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 비만 유발 유전자 14개, 억제 유전자 3개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 개발 노력에 있어서 유망한 소식”이라며 “이 연구결과는 미국 성인 가운데 40% 이상이 겪고 있는 비만과 싸우기 위한 치료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연구를 이끈 에일린 오루크(Eyleen O’Rourke)와 로버트 M. 번(Robert M. Berne) 교수는 "우리는 비만을 비롯해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더 많은 수백 가지의 유전자 변이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그러나 '더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꼭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비만을 치료하거나 치료할 대상을 찾기 위해 집단 유전체학(population genomics)을 이용하는데 주요한 장벽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리는 수백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테스트하여 비만에 대한 인과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첫 번째 실험을 통해 비만을 유발하는 12개 이상의 유전자와 비만을 예방하는 3개의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접근법과 우리가 발견한 새로운 유전자들이 비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치료법의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새로운 연구는 비만, 식단, 그리고 DNA를 둘러싼 복잡한 교차 관계를 명확히 밝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비만, 고과당의 식단도 중요하지만 유전자 작용이 더 중요

비만은 대부분 설탕과 감미료의 일종인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 함유된 고열량 식단에 의해 촉진되며, 이제 전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유행성 전염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 위주의 생활방식(sedentary lifestyle)도 점점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심장학회(WCC)는 이러한 좌식 생활이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것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두 배나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우리의 유전자는 지방 저장을 조절하고 우리 몸이 지방을 얼마나 잘 태우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만약 우리가 먹는 음식을 지방으로 바꾸는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약물로 비활성화 시켜 과식으로 인한 영양섭취와 그로 인한 비만을 분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전학자들은 그동안 비만과 관련된 수백 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 이것은 유전자가 건강한 체중을 가진 사람들보다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다소 더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만 관련 인간 진화를 풍자한 그림(사진제공=위키피디아)
비만 관련 인간 진화를 풍자한 그림[사진제공=위키피디아]

◆ 비만과 유전자의 인과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

문제는 체중 증가를 직접적으로 촉진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도와서 어떤 유전자가 인과적인 역할을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과학 저널 ‘플로스 지네틱스(PLOS Genetics)’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어떤 유전자가 비만을 유발하는지, 또는 예방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꼬마 선충(C. elegans)을 비만과 관련된 293개의 유전자를 검사하는데 사용했다. 

그들은 규칙적인 식단과 다소 고과당의 식단을 꼬마 선충에 먹여, 그 결과를 정리한 비만 모델을 개발했다. 다시 이 모델을 자동화와 머신 러닝 보조 테스트와 결합해 비만을 유발하는 14개의 유전자와 그것을 예방하는 것을 돕는 3개의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비만이 되는 것을 제어하는 세 유전자의 활동을 막으면 수명이 연장되고 신경 운동 기능이 높아진다는 것도 연구팀은 발견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약물 개발자들이 항비만약에서 얻고자 하는 혜택들이다.

물론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이 데이터들이 고무적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실험용 쥐의 유전자 중 하나의 효과를 차단하면 체중 증가를 방지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향상시키며, 혈당 수치를 낮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들이 사람들에게도 같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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