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호주의 무역 갈등에 장마 영향...중국에서 하역 안된 호주산 석탄, 인도에서 싸게 구입하기도

인도 뉴델리의 석탄 화력 발전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의 석탄 화력 발전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에 이어 석탄 부족 사태에 직면한 인도에서도 대규모 전력난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와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석탄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을 물론 인도 현지 석탄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데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주와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인도가 전력난 위기를 앞두고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매체 민트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인도 내 화력발전소 135곳 가운데 72곳의 석탄 재고가 3일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50곳의 발전소에도 4~10일치의 재고량만 남았으며 나머지 13곳만이 10일 이상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글로벌 석탄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인도의 석탄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6월 1t당 60달러대에 거래되던 인도네시아의 석탄은 가격이 치솟으면서 9월 1t당 200달러를 넘어섰다.

매년 3억t에 달하는 석탄을 수입하는 인도 입장에선 2배 이상 폭등한 석탄 값을 감당할 수 없게 됐고, 결국 석탄 수입 감소로 이어지게 됐다.

여기에 최근 인도 현지에서 잇단 폭우로 인해 석탄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것도 문제다.

인도 전력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9월 탄광 지역에서 폭우로 인해 석탄 생산과 공급에 타격을 받았다"면서 "장마 시즌 이전에 비축량을 늘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전체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이 석탄 기반의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석탄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중국과 같은 대규모 전력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중국 허베이성 황화항구에서 석탄을 실어 나르는 석박. [신화통신/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가 전력난 위기 앞에서 석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석탄의 출처는 바로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호주는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주장한 이후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양국의 갈등은 결국 무역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됐고, 중국은 지난해 말 호주산 석탄 구매를 중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중국과 호주 사이의 불협화음이 지난 1월 중국 항구 밖에서 화물을 선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70척의 배와 1400명의 선원들을 좌초시켰다"며 "대부분의 선박은 그들의 화물을 내리거나 다른 목적지로 방향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당초 중국이 사들이기로 한 석탄이 중국이 아닌 인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도가 중국에서 좌초된 호주산 석탄을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인도의 현지 공장들이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 석탄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해당 연료는 1t당 12~15달러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호주와 중국간 지정학적 갈등 때문에 중국이 호주산 석탄에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호주와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인도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들은 인도 기업이 중국 창고에 보관된 호주산 석탄 200만t가량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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