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미중갈등 격화 속 정상회담서 첫 만남...대면회담은 불발
기후변화·코로나19 등 공통 관심사 논의 가능성...관계 개선 해석은 일러

2013년 12월 4일 당시 미국의 부대통령이던 조 바이든(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난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중 간 전방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연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원칙 합의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에 따르면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간 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연내 양자회담 소식을 발표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회상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원칙적 합의'가 나왔다"라며 "(정상회담은) 미중 간 경쟁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좌가 이뤄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양 정상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 전화 통화만 나눴다.

당초 두 정상은 이달 말 이탈리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면 회담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 주석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무산된 상황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한 이후 해외 순방을 지양하고 있다.

때문에 양국의 정상회담도 화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화상 회담 아이디어는 미국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북 비핵화 등 공통 관심사 해법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만 문제와 무역 갈등 등을 둘러싸고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미중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긴 이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래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중국을 향한 안보·통상·인권 등 전 분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영국·호주와 대중견제 성격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고, 고율관세와 1단계 무역합의 준수 압박 등 대중 강경 기조도 유지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기조가 '내정간섭'에 가깝다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행보와 관련해 "다자주의에 역행하는 행보"라며 비판했고, 최근 대만을 향해 고강도 항공 무력시위를 펼치며 타이완 해협의 긴장 지수를 높이기도 했다.

때문에 개최 합의 소식을 알린 미 고위당국자는 "(정상회담을) 양국 관계의 해빙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라며 "양측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과 대립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점과 의제 등 세부사항에 대해 추가 협의를 나눌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