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의료센터에도 1.66억달러 기부...'인색한 부자' 비판 씻어내려는 듯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AFP=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재단에 1억달러(약 1187억원)를 기부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TY)에 따르면 오바마 재단은 이날 베이조스로부터 1억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개인이 재단에 맡긴 돈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오바마 재단은 성명에서 베이조스가 미국 시민권 운동의 상징인 루이스 전 의원을 기리며 거액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전 의원은 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끈 '6명의 거물 운동가' 중 한 명으로 지난해 7월 별세했다. 

베이조스는 이번 기부로 시카고에 건설 중인 오바마 센터 광장의 명칭을 루이스 전 의원의 이름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해당 센터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도서관, 박물관, 운동센터 등이 조성된다.

재단 측은 미국과 전 세계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베이조스의 기부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오바마 재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유를 위해 싸운 투사들은 영웅의 전당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며 "존 루이스 의원은 위대한 미국의 지도자이자 비범한 품위와 용기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 재단이 미래의 지도자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부호인 베이조스는 지난 7월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이러한 기부 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NYU) 의료센터는 베이조스의 가족으로부터 1억6600만달러(약 1972억원)를 받았다.

의료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돈을 뉴욕 브루클린 지역사회의 공중 보건 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또 베이조스는 지난주에도 노숙자 지원 단체에 9620만달러(약 1142억원)을 기부했고, 지난 9월에는 지구 보존과 환경 보호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1870억원)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기부에 인색하다'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베이조스가 최근 기부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자사의 데이터를 인용해 "베이조스의 순 자산은 2070억달러(약 246조원)에 달한다"면서도 "베이조스는 총 자산의 1% 미만을 기부했고, 재산 대부분을 자선 활동에 기부하겠다는 '기부 서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YT 또한 "베이조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의 막대한 재산에 비해 기부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베이조스의 전 부인인 맥켄지 스콧이 불과 11개월 만에 80억달러(약 9조5158억원)가 넘는 기부 계획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베이조스의 기부는 적잖게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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