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리서치 니켈시장 전망..."2030년까지 수요 6배 성장"
급증한 전기차 생산에 원자재값 상승...수급 불균형 가능성 커져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주요 원자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모터쇼 'IAA 모빌리티' 현장의 모습. 당시 전 세계 700여개 자동차 및 모빌리티 기업들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미래 자동차를 선보이며 각축전을 벌였다. [IAA]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에서 전기차 흐름이 뚜렷해진 가운데, 핵심 원자재인 니켈의 수요가 8년 뒤 여섯 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지금의 호재가 나중의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칫 수급 불균형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이차전지용 니켈 수요(금속 기준)는 올해 38만5000톤에서 2025년 84만1000톤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 수요 예측치는 237만톤이다. 8년 만에 올해보다 약 여섯 배 덩치를 키우는 셈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빠질 수 없는 원자재다. 기업들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 또한 이를 핵심축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하이니켈 등 니켈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배터리가 떠오르면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으로 전기차 1대당 니켈 소모량은 36kg 수준이다. 주행거리 등 전기차 성능을 높여주는 하이니켈 사용이 늘어난다면, 소모량은 2030년 41kg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삼총사의 경우 2025년 25만3000톤, 2030년 64만8000톤을 소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9만1000톤보다 각각 3배, 7배 늘어난 규모다.

[SNE리서치]

수요 증가가 곧 장밋빛 미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SNE리서치는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이 부족해지고, 주요 수요처인 스테인리스강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4년부터 수급 불균형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업계 안팎에서는 니켈뿐만 아니라 다른 필수 원자재 또한 수급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글로벌플래츠(이하 플래츠)는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리튬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상은 리튬 가격에서 볼 수 있다.

플래츠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탄산리튬의 값은 지난해 2월 초 톤당 9000달러(108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9일 5만5000달러(6600만원)으로 511% 치솟았다.

또 다른 소재인 황산니켈의 가격 또한 같은 기간 15.8%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을 종합해 볼 때 전기차 보급화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배터리 값을 낮추지 못해 전기차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플래츠의 배터리 메탈 벤치마크 가격·책정 책임자 스콧 얄함은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추구하고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원자재의)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공급 부족은 자동차와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배터리 팩의 가격 상승과 함께 전기차의 보급화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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