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줄었지만 잇단 금리 인상에 이자수익 증가…증시 불황에 증권사 수익은 감소 예상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들이 올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실적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3조9680억원)보다 2.7%(1074억원) 증가한 4조754억원으로 추산했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이 전년(1조2071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1조2684억원을 기록했지만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신한금융(1조2295억원), 우리금융(7909억원), 하나금융(7866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6716억원→790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연합인포맥스도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을 4조757억원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KB금융이 1조2488억원, 신한금융 1조2331억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8094억원과 78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해 이자이익에 영향을 주는 순이자마진(NIM)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2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무려 94.75p(3.50%)나 떨어진 2614.49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2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무려 94.75p(3.50%)나 떨어진 2614.49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들 금융지주사(우리금융 제외) 계열사 중 증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실제로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약세장으로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권사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증권사 실적 악화에 주원인이 되고 있다.

참고로 증권사 총 자산 중 채권은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금리가 오를 수록 증권사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세에 상당 규모의 채권평가손실이 예상된다"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의 영향을 펀더멘털에 직접 반영하는 만큼 증권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대부분 증권사의 주가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KRX증권지수는 739.79로, 지난해 연말(782.37) 대비 5.4% 떨어졌고, 1년 전(856.10)보다는 무려 13.6%나 하락했다.

참고로 KB증권의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211억원이었으며, 신한금융투자 1681억원, 하나금융투자 1368억원을 각각 올린 바 있다.

반면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상대적으로 이익율이 높게 나타났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최근 증권사들의 손익이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며 "높은 은행 비중이 금리 인상기에 이익 개선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은 이번 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