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백악관 초청...미국 내 인종차별에 따른 범죄에 경종 울리려는 취지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뮤직/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만나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에 대해 논의한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계·하와이·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을 위한 유산의 달을 맞아 오는 31일 BTS와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BTS는 전 세계에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청년 대사(ambassadors)"라며 BTS가 인종 간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콘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 대통령이 대중음악 그룹을 백악관에 초청해 함께 사회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10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10대 팝스타인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초청한 적은 있다.

이번 만남을 추진한 배경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인종 증오범죄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급증한 반아시안 증오범죄를 퇴치하기 위해 여러 약속을 얘기했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에 서명한 것과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했을 당시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번지며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늘어났다.

올해에도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텍사스주 댈러스 코리아타운에서 흑인 남성의 총격으로 한인 여성 세 명이 부상을 입는 사태가 벌어졌고, 15일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도 총기 난사가 일어나 대만계 신도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BTS는 이러한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일례로 리더인 RM은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많은 장벽이 있었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이 외국에서 사는 아시아인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유니세프와 세계에 희망을 전하는 '러브 마이셀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캠페인에 참여하며 세계 곳곳에서 포용과 다양성을 강조해왔다.

미 현지 언론들도 BTS의 이런 행보에 주목했다. CNN은 "미국 내에서 반아시아 증오범죄가 만연한 가운데 BTS는 자신이 차별을 당한 경험을 털어놨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리더 RM은 전날 밤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생기는데 좋은 일로 다녀오는 것이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방탄소년단 팬 아미) 덕분에 다녀오는 것이니 (이번 만남은) 여러분의 것이기도 하다"며 "많은 응원 보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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