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 130만원가량 ↑
“대출 많은 취약계층 어려움 커질 것”

가계대출.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국내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서민들의 가계 대출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이 빅 스텝(한꺼번에 0.5%p 기준금리 인상)을 더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금융업계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앞서 “전망치가 2.25~2.5%로 오른 것은 시장의 합리적 기대”등의 발언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6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전략 보고서에서 “한은이 7,8,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물가 안정을 위한 한은의 선제 대응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연내 기준금리 전망을 2.5%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 경우 대출자의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6개월 새, 추가로 늘어나는 이자만 약 27조원, 1인당 13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등의 금융기관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현재(1.75%)보다 0.75%p 더 올라 2.5%에 이르면 6% 중반에 이른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도 8%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048~6.39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에 비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올해 상단이 1.412%p 높아진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 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 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가 두 달 연속 인상된 건 약 15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이다.

같은 달 기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의 77%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0.25%p 오를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739억원(1752조7000억원×77%×0.25%)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연말에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르면 지난해 8월 이후 모두 8번 금리를 인상하게 돼 늘어나는 이자만 26조9912억원가량(3조3739억원×8)으로 예상된다.

또,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 상환 압박이 커지면 그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으로 투자), 생활고 등 대출을 늘려온 사람들과 특히, 소득 기반이 취약한 20∼30대, 자영업자 등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금통위 직후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취약 계층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영세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이 받는 위험에 대해 정책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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