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59%로 신임됐지만..."높은 반대표는 총리에 대한 최악의 평가"
파티게이트 조사에 우크라 사태·물가 급등까지...향후 리더십 시험대

6일(현지시간) 보리즈 존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영국 런던 의사당 밖에 세워져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당내 신임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으며 가까스로 총리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반대표가 40% 넘게 나오면서 '불안한 승리'에 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티게이트를 중심으로 도덕성 논란이 번진 상황 속에서, 물가 급등과 브렉시트 등 주요 난제들 앞에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집권당인 보수당 하원의원 신임투표에서 찬성 211표(약 59%)와 반대 148표(약 41%)로 최종 신임을 받았다.

내각제를 운영하는 영국은 여왕이 집권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고 있는데, 보수당 규정에 따르면 소속의원 359명의 과반인 180명 이상의 지지가 있을 시 총리는 당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존슨 총리는 투표 결과에 대해 "매우 좋고, 긍정적이고, 확실하고, 결정적인 결과"라며 단합에 집중하고 국민을 돕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도덕성 논란이 번진 파티게이트에 대한 부담을 덜고 향후 1년간 당내 신임투표에 부쳐질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모임이 금지됐던 시기에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일(파티게이트)로 논란을 빚었다.

최근 정부 보고서를 통해 존슨 총리가 총리실 안에서 술자리를 벌인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존슨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칠 수밖에 없었다.

집권당인 보수당은 소속의원의 15%(54명) 이상이 총리 불신임 의사를 표하면 신임투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현지 언론은 당의 41%가 '불신임'에 표를 던진 점에 주목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많은 이들이 파티게이트 스캔들에 대한 반성이 부족했고, 국민들이 그의 지도력에 신뢰를 잃었다고 봤다"며 "현 총리에 대해 최악의 평가가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더 타임스·텔레그래프 또한 '간발의 차로 생존', '공허한 승리'와 같은 말을 사용하며 반대표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존슨 총리가 이번 투표에서 얻은 찬성률 59%은 지난 2018년 12월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63%보다 낮다.

메이 전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문제를 풀어내지 못해 비판을 받았고, 보수당 의원들은 그를 몰아내기 위해 재신임 투표 금지기한을 단축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 또한 앞으로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총리직을 유지했다고 해서 도덕성 문제를 말끔히 씻어냈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하원은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와 관련해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안보, 경기 침체, 브렉시트 등 그의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물가 상승은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9% 급증하며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와 지지자들은 이번 투표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말하지만, 일부는 그의 임기의 끝을 알리는 시작점에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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