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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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비만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만율과 달리 몸에 군살이 붙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인이 타고난 '췌장 크기'가 작기 때문에 당뇨병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췌장의 크기와 비만, 당뇨병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췌장의 크기가 비만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다만 췌장의 크기가 작은 사람은 큰 사람에 비해 약간의 체지방만 늘어도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소재용 365mc 영등포점 대표원장은 "췌장의 크기가 비만에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인슐린 분비에 악영향을 준다"며 "췌장이 작을수록 인슐린 분비량이 줄어드는데 이럴 경우 평소 식사량이나 당분 섭취량에 비해 당뇨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양인과 같은 체형과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경우에도 한국인이 당뇨병에 걸릴 우려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 연구팀이 비슷한 체격과 연령대의 한국인과 서양인을 대상으로 췌장 크기를 CT로 촬영하고 인슐린 분비기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식사량이 적고 비만도도 낮지만 췌장이 작고 인슐린 분비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췌장의 크기가 12.3% 작았고, 인슐린 분비기능이 36.5% 가량 떨어졌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만드는 세포인 베타세포의 양도 적었다.

특히 체격이 비슷한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한국인은 지방이 복부로만 더 몰리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복부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도 당뇨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 대표원장은 "복부 내장지방이 과도한 '마른 비만'인 경우 지방세포가 베타세포를 손상시켜 인슐린 생산능력을 떨어뜨리고, 당뇨병에 취약하게 만든다"며 "서양에서 당뇨병은 대체로 과체중과 비만에 의해 발생하지만, 한국인이라면 마른 사람이라도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행인 점은 내장지방 과다,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이라면 체중감량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운동, 식습관 개선으로 당뇨약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

소 대표원장은 "복부 지방은 줄이고 허벅지 근육을 늘리면 혈당 개선 효과가 높아지는데, 진단 후 3~6개월 사이에 철저한 관리에 나설수록 당뇨약을 끊을 확률이 높다"며 "특히 인슐린 분비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장지방은 규칙적인 가벼운 유산소운동, 식단관리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복부지방의 원인이 되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슐린 분비가 상대적으로 덜 이뤄지는 만큼 과도한 당분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탄수화물을 하루 권장량인 300~400g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 좋다.

소 대표원장에 따르면 하루 권장량 이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증하는데, 이럴 경우 높아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배출된다. 

인슐린 과잉 분비는 결국 혈당을 다시 급격히 저하시키고 이 과정에서 무기력증이 일어나고 정제된 탄수화물과 당분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이를 참지 못하고 다시 당분을 섭취함으로써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 

오랜 시간 이같은 '탄수화물 중독'에 노출되면 결국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당뇨 발병률이 높아지게 된다.

'탄수화물 중독'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하루 권장량만큼만 먹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때 밀가루, 면, 떡, 흰쌀, 설탕 대신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 등으로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GI지수가 낮은 음식을 고르는 것도 급격한 혈당상승을 막는 방법이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 시 식이섬유를 곁들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소 대표원장은 "식이섬유는 소화될 때 위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소화 속도를 늦춰 과도한 혈당 상승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럼에도 피로감과 무기력증이 동반된다면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허리둘레'에도 신경쓰는 게 중요하다. 

소 대표원장은 "내장지방이 쌓여 췌장에 지방이 많이 침착되면 여기서 분비되는 염증유발 물질이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감소시키고 췌장의 기능을 떨어뜨리도록 유도한다"며 "애초에 췌장 크기가 작아 인슐린 분비기능이 저조한데다가 췌장에 침착된 지방이 기능을 더 저하시키면 당뇨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장지방은 지방흡입 등 의학의 힘으로 지울 수 없고 식단조절과 운동 등 자신의 노력만이 개선할 수 있다"며 "건강한 관리법을 모색하기 어렵다면 비만클리닉을 찾아 행동수정요법과 필요한 약물 등을 활용한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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