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빈은 자신과 프로레슬링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싶다.[사진=이무현 기자]​​
​​김수빈은 자신과 프로레슬링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싶다.[사진=이무현 기자]​​

【뉴스퀘스트=이무현 기자】 누가 봐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체구의 선수가 예상을 깨고 거구의 상대를 쓰러뜨릴 때 사람들은 환호하고 감동한다.

이른바 ‘언더독의 반란’은 프로레슬링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168cm, 70kg의 ‘비트 레슬러’ 김수빈(36, 랜즈앤드)은 관중의 마음을 울리는 레슬링을 보여준다. 경기 내내 자신보다 큰 선수의 힘에 넘어지고 고꾸라지지만, 결코 기세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빠르고 영리한 운영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 내며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 

데뷔 8년 차 레슬러 김수빈은 국내 프로레슬링의 강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스피드를 활용한 창의적인 기술, 몸을 던져 상대를 공격하는 공중기(空中技)가 강점이다. 

실력을 인정받아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에 진출, 고(故) 김일 선수가 차지했던 아시아 태그 벨트에 도전했고, PWF LOTW, LOTC 챔피언에도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김수빈은 링에서의 싸움 외에도 세간의 편견과 맞서야 했다. 작은 키와 몸무게로 거구를 쓰러트릴 때마다 들려오는 '각본이 있는 프로레슬링'이라는 고정관념이 그의 의지를 흔들어놓곤 했다.

결국 지난 2021년 김수빈은 여러 프로레슬러들의 만류에도 챔피언의 명예를 내려놓고 박태혁 관장의 ‘더짐 랩’에서 종합격투기 수련을 시작했다. 그간 레슬러로 활동하며 느꼈던 아쉬움과 설움이 담긴 결심이었다. 

10일 뉴스퀘스트와 만난 김수빈은 “어릴 적부터 작은 체형 때문에 많은 설움이 있었고, 각본이 있는 프로레슬링을 한다는 이유로 여러 사람들의 괄시를 받기도 했다”며 “더 늦기 전에 나와 프로레슬링에 대한 선입견에 직접 맞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몸을 던져 상대를 공격하는 김수빈.[사진=이무현 기자]​
​온몸을 던져 상대를 공격하는 김수빈. [사진=이무현 기자]​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지만, 김수빈의 근성은 변하지 않았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고된 훈련도 포기하지 않고 소화한 결과 금세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 선수들과 '맞짱'을 뜰 수 있게 됐다.

김수빈은 “아무리 프로레슬링 챔피언이라도 선수들의 눈에는 일반 관원들과 같았을 거다. 선수들의 텃세가 있을 거 같아 걱정했는데, 오히려 프로레슬링을 인정해주고 친절히 대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1년여 기간 수련을 끝낸 김수빈은 마침내 그 첫 번째 싸움을 시작한다. 오는 8월 방영 예정인 유튜브 채널 ‘양감독TV’ 주최 ‘천하제일 무술대회 시즌2’에 프로레슬링 대표로 출전한다. 

지난 9일 공개된 레벨 테스트 영상에서 ‘원 챔피언십’ 소속 파이터 김경록을 상대로 오직 프로레슬링 기술만을 사용하며 2라운드를 버텨 참가 자격을 얻었다. 

김수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색안경 끼고 프로레슬링을 보는 사람들에게 진짜 레슬링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다. 지난 설움을 원 없이 풀고 오겠다. 많은 팬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천하제일 무술대회는 다수의 UFC 파이터를 배출한 양성훈 감독이 주최하는 이벤트로 주짓수, 킥복싱, 우슈, 무에타이, 쿠도, 절권도, 실전 태권도, 복싱 등 다양한 단일 종목 수련자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다. 

영상은 오는 8월 유튜브 채널 양감독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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